15회 단양군수배 쏘가리대회 단 4마리만 잡혀..영월 쏘가리대회 '성공'과 비교되
단양군 전시성 행사에서 벗어나야...원인분석, 대안 마련 등 총체적 점검 해야 할 듯

[ 이슈진단=뉴스프리존]박종철 기획취재본부장=

'단양강엔 쏘가리가 없다'는 쏘가리 낚시꾼들의 지적이 그저 쏘가리를 낚지 못한 낚시꾼들이 푸념하듯 내뱉는 불평과 불만이었으면 좋았으련만...

지난 14일 치러진 '제15회 단양군수배 전국쏘가리루어낚시대회'는 단양강이 예전처럼 쏘가리 서식환경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다시한 번 경각시킨 대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회기간 잡힌 쏘가리는 몇 마리숫자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 날 485명의 참가자가 낚은 쏘가리는 모두 4마리. 이 중 30.5㎝의 준척급 쏘가리는 한마리이고 나머지 3마리는 모두 21㎝~24㎝의 어린 쏘가리다.

단양군은 그나마 지난해 1마리만 나온 것에 비해 올해 4마리나 나온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 결과를 두고 애써 위안을 삼기에는 궁색하기 짝이 없다.

지난 해 14회 단양군수배쏘가리루어낚시대회, 올해 다이와 쏘가리낚시대회, 그리고 올해 15회 단양군수배쏘가리루어낚시대회 등 2년 동안 3번의 대회에서 1500여명이 참가해 잡은 쏘가리는 겨우 5마리가 전부다.

특히 올해는 낚시 포인트를 쏘가리 서식 환경이 비교적 좋은 단양강 상류인 도담리 마을안쪽, 구도로, 노동리 등 3구간을 엄선해 대회를 치렀음에도 조황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 14일, 제15회 단양군수배 쏘가리낚시대회 단양강 일원에서 열렸다. 이 날 485명이 참석했지만 쏘가리는 4마리만 나왔다.(사진=단양군)

'단양강에 쏘가리가 없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단양군은 더이상 '쏘가리 낚시 천국'이란 홍보를 할 수 없을 듯 하다. 어쩌면 '쏘가리낚시 천국'이란 명성을 영월군에 내줘야 할 판국이다.

영월군은 지난해 4회째 영월군수배 쏘가리낚시 대회를 치르면서 벌써 메이저급 쏘가리낚시대회로 자리메김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영월군이 단기간에 쏘가리낚시꾼들을 불러모으는 데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기 보다는 쏘가리가 잘 잡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쏘가리의 서식환경이 단양보다는 영월이나 정선이 더 좋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 동안 영월에서 치러진 4번의 대회마다 조과(釣果)가 좋은 결과는 쏘가리낚시꾼들을 단양강이 아닌 영월 동강과 주천강으로 불러들이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로인한 지역경제효과는 적지 않다. 

이쯤에서 단양군은 단양강에서 왜 쏘가리가 잘 잡히지 않는지 진지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매년 관례적으로 예산을 편성해 대회의 맥을 이어가겠다는 것을 전재로 단양군이 한 일이라고는 쏘가리 치어방류가 전부인 듯 하다. 

단양군은 영춘면 상리에 '우량종자시설'을 갖추고 이곳에서 기른 치어를 2021년부터 단양강 일원에 방류하고 있다. 2021년 3000미, 지난해와 올해 각 2만미를 방류했다. 통상 방류된 치어의 생존률은 15%내외다.

단양군은 단양강에 쏘가리가 잡히지 않는 것을 기상 및 가마우치 등 외부요인으로 인한 개체수의 감소를 주된 이유로 판단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환경 및 쏘가리 관련 종사자들은 단양강에 쏘가리가 사라지는 원인을 단양강의 수질오염 문제라고 진단한다. 특히 수중보 건설로 인한 퇴적현상으로 수질오염과 잘못된 어도 개설이 물고기의 이동을 단절시켜 수질오염과 어류이동단절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단양강의 수질 문제와 쏘가리 실종 사태는 수중보 문제로 귀착된다고 볼 수 있다. 본지가 수차례에 걸쳐 보도한 수중보로 인한 단양강의 오염과 생태계 변화 등의 문제들이다.(본지 2022년9월5일자 '단양수중보 밑은 지금 쓰레기장..수도권 식수가 위험하다' 2022년9월21일자 '단양수중보 이대로 두면 남한강 재앙이 온다' 2022년11월27일자 '단양강 환경재앙 예고되는데 수상레저관광만 외치는 단양' 5월9일자 단양을 외면하는 쏘가리낚시꾼들...단양강엔 쏘가리가 없다. 기사 참조)

단양수중보 전경(사진=단양군)

단양군은 올 해 용역비를 편성해 수중보로 인한 퇴적현상을 조사하고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와의 협의가 원만하게 타결되지 않는 한 단양군이 할 수 있는 대책은 임시방편저긴 조치 외에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일단 장마기간 수문을 열어 퇴적물을 방류하는 것 조차도 수자원공사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수자원공사는 수중보의 유지관리 책임만 단양군에 떠넘기고 허가 등 규제는 수자원공사가 쥐고 있어 소소한 것 조차도 일일이 수자원공사의 허락을 받아야만 하는 불합리한 절차가 단양군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유인 듯 하다.

게다가 수자원공사는 단양군과의 수중보 유지관리책임 협상이 수자원공사가 원하는 안데로 이뤄지지 않자 소송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강수를 들고 나오고 있다. 단양군이 요구하는 협상안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

단양군이 제시하는 협상안이 끝내 결렬된다면 단양군은 수중보로 인한 단양강의 퇴적물을 처리하는 것외에 단양강의 수질보존과 생태계 문제 해결의 무거운 짐을 두고두고 떠 않을 수 밖에 없다. 

지금 당장 쏘가리 개체수를 늘리기 위해 종자시설을 만들고 치어를 방류하는 일은 미봉책에 불과할 뿐이다. 

먼저 단양강을 살리는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야 할 것이고, 더 시급한 일은 수자원공사와의 협상을 통해 수중보의 유지관리 책임을 수자원공사측에 이관시키는 일일 것이다.

단양군의 백년대계가 걸려 있는 중차대한 사안을 왜 모두가 남의 집 불구경 하듯 방관만 하고 있는 것인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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