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폴란드 FIFA U-20세 이하 준우승 기적 재현 팬 응원이 좌우

김은중(44)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한국이 29일(한국 시간)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 감비아와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 한국축구 FIFA 27위 위상과 더불어 자존심을 지키며, 2017년 한국(16강), 2019년 폴란드(준우승) 대회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조별리그 2차전까지 양 팀은 감비아가 2승(승점 6)으로 1위, 한국이 1승 1무(승점 4)로 2위였다. 따라서 승리 팀에게 조 1위 자리가 돌아가는 중요한 한판 승부였다. 하지만 양 팀은 이 같은 경기의 중요성에 걸맞지 않는 로테이션으로 경기를 소화했다.

2023 아르헨티나 FIFA U-20세 이하 월드컵 F조 최종전 한국 대 감비아전에서 양팀은 무승부를 기록했다(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023 아르헨티나 FIFA U-20세 이하 월드컵 F조 최종전 한국 대 감비아전에서 양팀은 무승부를 기록했다(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이는 이번 대회의 어처구니 없는 대진 방식에 기인한다. 즉, F조 1위는 E조 2위 강호와 상대할 가능성과 조 2위를 차지하면 B조 2위 약체를 만나는 대진 방식 때문이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강호와 상대하는 것보다 이보다 약체로 평가받는 상대를 목표로 8강 진출을 노리는데 수월한 측면이 있다. 이에 한국은 감비아전에 온두라스 2차전까지 1골 2도움의 공격 포인트를 올린 김용학(20.포르티모넨스) 등을 선발에서 제외 이를 뒷받침했다. 또한 한국은 김용학 '미들맨'은 물론 경고 누적과 퇴장으로 골키퍼 김준홍(20.김천 상무), 센터백 최석현(20.단국대)까지 결장, 한국은 사실상 1.5군 성격의 골키퍼 문현호(20.충남 아산), 센터백 황인택(19.서울 이랜드), 풀백 조영광(19.FC 서울), 중원 박현빈(20.인천 Udt)을 선발로 하는 4-1-2-3 포메이션으로, 공수 아마디 보장과 알라기에 사이네를 핵심으로 4-2-3-1 포메이션의 감비아를 상대했다.

사실 아프리카 선수 특유의 기술과 스피드, 유연성, 탄력 등을 앞세운 감비아는 탄탄한 팀 조직력까지 갖춰 한국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상대였다. 그러나 한국은 감비아와 중원에서 치열한 압박 경쟁을 펼치며 전반 11분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볼을 소유한 강성진(20.FC 서울)이 날카로운 첫 슈팅을 시도하며 기술, 속도, 제공권, 슈팅 능력 등을 갖춘 감비아 원톱 아마디 보장의 전반 22분 헤더 슈팅과 창끝 대결을 펼쳤지만, 전반전 전체적인 경기 흐름은 한국은 김지수(성남 FC)가 이끄는 수비 라인의 집중력과 감비아의 알라기에 사이네가 구축한 탄탄한 수비벽으로 한국과 감비아는 공방전을 펼치는데 그쳤다.

한마디로 전반전은 양팀 모두 신중한 가운데 무리하지 않는 탐색전으로 일관했지만 볼 점유율 만큼은 감비아가 약간 높게 가져갔다. 그렇지만 후반전 시작과 함께 경기 흐름은 요동쳤다. 후반 2분 아마디 보장이 혼전 중 문전 앞에서 날린 헤더 슈팅은 골과 다름 없었지만 문현호가 동물적 감각으로 건져내 한국은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어 문민호는 1분 후 만수르 음바예의 회심에 왼발 슈팅까지 막아내는 선방쇼를 이어갔다. 두 차례 실점 위기를 넘긴 한국은 후반 강성진에 이어 13분 교체 투입된 김용학(20.프로티모넨스)의 슈팅으로 반격에 나섰지만 마무리 패스와 결정력 미흡으로 득점에 실패하며 지속적으로 측면 크로스 공격에 치중하는 감비아 파상 공세에 다시 한번 실점 위기를 맞는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후반 21분 감비아 살리푸 콜리가 아크서클 왼쪽 외각에서 구사한 왼발 슈팅은 말그대로 한국에게는 실점 상황이었다. 이런 절체절명의 순간에 또 다시 문현호가 있었다. 문현호는 살리푸 콜리의 슈팅 이전에 역동작에 걸려 있었지나 놀라운 반응으로 이를 막아내는 신기를 발휘 모두의 탄성을 자아냈다. '위기 뒤에 기회'라는 말은 축구의 진리로 받아들여 질 정도의 속설로 통한다. 하지만 감비아에 3차례 실점 위기를 넘긴 한국은 역습을 무기로 후반 35분 이후 적극적인 플레이로 교체 투입된 강상윤(19.전북 현대), 이승준(19.FC 서울), 배서준(19.대전 하나시티즌)을 내세워 득점 기회를 노렸지만, 감비아에 위협적이지 않은 채 결국 45-55의 대등한 볼 점유율로 만족한 채 무득점 무승부 경기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한국은 김은중 감독의 의도대로 16강 B조 2위 에콰도르를 상대로 한 체력 안배와 더불어 약체팀 선택의 숨은 전략이 맞아 떨어져 16강을 넘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됐다. 한편으로 김은중 감독은 감비아전을 통하여 금빛 슈퍼 세이브를 발휘하며 무실점으로 골문을 지킨 문현호를 얻는 행복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이는 선수 운용의 폭을 넓혀주는 동시에 전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로 작용할 것은 틀림없다. 이는 또한 상대적으로 조별리그 3경기 2승 1패의 전적에 득실차 9로 막강 화력을 과시한 에콰도르에게는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한 요건이다. 

16강전 부터는 토너먼트 경기로 서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의 인상적인 활약은 감비아전 문현호와 같이 결정적인 순간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동안 한국 U-20세 이하 대표팀은 팬들로 부터 철저히 외면 받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변방의 팀이었다. 하지만 이번 아르헨티나 FIFA U-20세 이하 월드컵 본선 무대 1차전 강호 프랑스(2-1)전 승리 후 급기야 무패 가도를 달려 16강에 안착 현재 팬들의 관심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에콰도르를 넘으면 8강전은 홈 팀 아르헨티나가 유력하다. 따라서 2019년 폴란드 FIFA U-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 기적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팬들의 응원이 절실히 필요한 한국 U-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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