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KBS

[뉴스프리존=심종완 기자] 남북으로 4,500km가 넘는 길이의 세계에서 가장 긴 땅덩어리의 나라. 칠레는 하루에 사계를 전부 경험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빙하와 사막, 습지와 초원 등 다양한 지형을 가진 독특한 여행지다. 그중에서도 칠레와 아르헨티나에 걸친 남아메리카 대륙의 끝자락에 자리한 파타고니아는, 세계 여행자들의 모험심을 부추기는 야생의 땅이다. 

이번 주 ‘영상앨범 산’에서는 오지 여행의 파트너 이상은 산악 사진가와 함께 파타고니아 전체에서도 가장 비밀스러운 곳,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중부 파타고니아로의 여정을 소개한다. 

중부 파타고니아를 여행하기 전에 들러야 할 곳은 산티아고. 칠레의 수도이자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대부분의 여행자는 이 도시에서부터 칠레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과거에는 여러 원주민 부족들이 살던 곳이었지만, 1541년 스페인의 정복자 페드로 데 발디비아의 군대에 의해 침략당한 후 3백여 년간 식민 지배를 받은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원주민들의 공격을 감시하고 방어하기 스페인군의 요새가 세워졌던 산타루치아 언덕은, 이제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공원으로 과거의 아픔을 치유해 가고 있다.

산티아고에 이어 칠레 제2의 도시로 불리는 발파라이소 역시 칠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파나마 운하가 완성되기 전까지 남미 대륙 최고의 무역항이었던 발파라이소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하는데. 태평양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정작 사람들이 거주하는 주거지는 40개가 넘는 언덕으로 이어진 높다란 산비탈에 자리하고 있다. 항구의 일자리를 찾아온 서민들과 이민자들이 빼곡하게 지어놓은 가옥들, 그리고 집집마다 그려진 알록달록한 벽화들은 발파라이소만의 고유한 풍경을 만들어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소로 거듭나게 했다. 

칠레의 대표적인 도시에서 그들의 생활상을 들여다보고 사람 향기를 느껴본 일행은, 본격적으로 중부 파타고니아로 걸음을 옮긴다. 칠레 남부 아이센주에 자리한 헤이니메니 국립보호구는 ‘바람의 땅’이라는 별명처럼 거칠게 몰아치는 바람으로 일행을 맞이한다. 신비로운 기암괴석들을 만날 수 있는 헤이니메니의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 루나밸리 트레일로 들어서자, 화산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붉은빛의 바위들이 기묘한 아름다움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보이는 생명이라고는 흔들리는 풀잎과 사람을 피하지 않는 야생 동물들밖에 없는 곳. 이 고독한 땅에서 우연히 만난 장기 여행자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작지 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너무도 광막한 자연에 압도당하는 것 같지만, 세찬 바람 속을 걷다 보면 결국 내 안의 강인한 나를 만나게 되는 땅. 이번 주 ‘영상앨범 산’에서는 공허한 매혹으로 가득한 중부 파타고니아를 만난다. 25일 오전 7시 20분 KBS 2TV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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