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KBS

[뉴스프리존=심종완 기자] 1일 KBS 스페셜에서는 ‘적도의 마지막 얼음장수’ 편이 방송된다.

해발 6,268미터의 침보라소 산은 18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알려졌다. 비록 에베레스트 산의 등장으로 그 위치를 일찌감치 내줬지만 아직도 세계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있다. 

지구는 자전활동으로 적도지역이 극지방보다 부풀어 오른 타원형이기 때문에 지구 중심에서 그 높이를 쟀을 때는 에베레스트 산보다도 침보라소 산이 2000미터나 더 높다. 태양의 빛과 열이 가장 많이 도달하는 적도지역에 위치한 침보라소 산이지만 해발 6,000미터가 넘은 산은 오랜 세월 만년설로 뒤덮여 있다.

침보라소의 빙하채취

1492년,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이후 남아메리카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민지가 됐다. 당시 적도의 안데스 지역을 차지한 스페인 정복자들은 침보라소의 얼음에 주목했고 많은 원주민들이 동원되어 침보라소의 얼음을 캐내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 공급되기 시작했다. 당시 얼음은 해변도시인 과야킬까지 공급됐다고 할 정도로 침보라소의 얼음은 아주 귀한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수백 년에 걸쳐 이어져온 침보라소 산의 얼음채취는 큰 위기를 맞게 된다.

1970-80년대부터 냉장고의 보급으로 값싼 얼음이 대량으로 공급되며 침보라소의 얼음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한 때, 수 십 명에 달하던 얼음장수들도 모두 침보라소를 떠났고 이제는 발타사 우쉬카(73세) 노인만이 외롭게 얼음을 캐고 있다.

최후의 얼음장수 발타사 할아버지

발타사 노인은 15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침보라소의 얼음을 캤다. 당시에는 온 가족이 얼음 캐는 일에 매달렸다. 이제는 형제들도 모두 떠나고 발타사 노인 혼자만이 얼음을 캐고 있다. 아직 발타사 노인의 얼음을 찾는 곳이 있다. 침보라소의 얼음이 사람의 정신을 깨끗하게 하고 아픈 곳을 낫게 한다는 믿음이 있기에 사람들은 발타사 노인이 캐온 침보라소 얼음을 먹기위해 시장을 찾고 있다. 발타사 노인은 매주 자신의 얼음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침보라소의 얼음을 캐 단골 가게에 팔고 있다. 

곧 사라질 위기에 있는 침보라소의 빙하채취

해발 5,000미터의 산에서 하루 종일 얼음을 캐는 일은 일반 성인도 쉽지 않은 일이다. 73세의 발타사 노인은 해마다 얼음 캐는 일이 쉽지 않음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 자신의 죽음으로 얼음 캐는 일이 사라질 것에 대한 걱정이 크다. 58년간 얼음 캐는 일을 하며 침보라소의 신에 대한 의무감과 자신의 얼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에 대한 기대를 져 버리지 않기 위해 노인은 죽는 날까지 얼음을 캘 생각이다.

손주의 이해와 할아버지의 기대

할아버지가 어릴 적부터 키운 손자 아르만도(18세)는 할아버지의 일을 이해해준 유일한 희망이다. 하지만 이런 아르만도도 할아버지의 고된 일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제 길어야 2-3년 밖에 얼음 캐는 일을 할 수 있는 할아버지의 제안으로 아르만도는 할아버지가 걸었던 길을 함께 한다. 

얼음 캐는 이유를 묻는 아르만도의 질문에 할아버지는 자신의 바람을 이야기하고 아르만도와 침보라소 산을 오른다. 두 사람은 곡괭이를 쥐고 번갈아가며 거대한 빙하지반을 내리친다. 아르만도는 고되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오히려 밝은 웃음을 짓는다. 얼음장수가 전설로 남지 않기를 바라는 발타사 할아버지의 소망은 이뤄질 수 있을까.

KBS 스페셜은 30일 밤 9시 40분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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