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미, 참 우습지만, 그런 느낌, 꽤 무겁다. 적폐니 하지만, 비단 새누리잔당이나 조중동 부류만은 아니다. 명색 법원은 자신들의 범죄를 ‘철벽방어’하고 있고, 국회는 자신들의 특권 사수를 위해 파렴치를 무릅쓰고 있으며, 그야말로 잿밥에만 눈동자가 벌건 중놈들은 백주대로상 드잡이판을 벌여댄다. 어디 그뿐인가? 촛불시민의 선봉임을 자임하는 민주당에서는 그들의 명시적 적인 적폐 세력 결코 못지 않는 치태를 무릅쓰고 있다. 이를테면 특활비을 두고 적폐 골수들 결사체인 한국당과 손발을 맞추며 어정쩡 얼굴 돌리고 있는 민주당 국회의원님들, 티끌만한 자존심이나마 살아 있다면, 차라리 칵 혀를 깨물으시라! 나의 이 저주, 순도 백퍼 진심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민주당 구성원이 있다는 거 알고 있다. 그러나 이 문장을 지우지 않겠다. 양심상 도저히 못 받겠다 한 노회찬 이전에 노무현이 있었다. 그는 김영삼이 하사하는 봉투를 ‘안받겠습니다’하고 물리쳤다. 그야말로 보스 시대에 절대권력자인 김영삼을 향한 새파란 초선 노무현의 그 결기. 당신들 양심은 도대체 얼마나 시커멓고 그 결기는 얼마나 허약하기에 그 배냇병신 짓을 무릅쓰고 있는 것인가? 그러면서도 노회찬이나 노무현 정신을 기리며, 정의니, 민주니, 적폐 청산이니 하며 친문 경염이나 하고 있는 당신들, 실로 역겹다. 상상만으로도 토악질 금할 수 없다. 이런 판국에서 더구나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소리를 내본다는 게, 참 우습다. 참 가소롭다. 이 블로그가 폐허로 변해가는 궁색한 이유가 되겠다.)

김병준과 허익범, 그들은 꼭 닮았다. 마치 판박이 같다. 그들이 결정되기 전, 그 자리 후보로 물망에 오른 사람들 가운데 대부분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는 것부터 그렇다. 왜 그랬을까? 가치도, 의미도, 희망도, 결과에 대한 기대도 전무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내가 미쳤다고 거길 가느냐고 화를 벌컥 낸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두 사람은 그 자리를 덥썩 받아들였다. 왜 그랬을까? 그들은 그만큼 고팠기 때문이다. 하도 고팠기에 빤한 미끼라는 것을 알면서도 잔뜩 주린 물고기처럼 덥썩 그 낚시 바늘을 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김병준은 그 시한이 정해지지 않은 반면, 허익범은 한시적이다. 이 '한시'는 자신의 종말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뜻한다. 예정된 그 시간에 다급함 느낄 수밖에 없다. 그것은 이제 며칠 남지 않은 현재의 정취만은 아니다. 시작부터 그랬다. 기껏해봐야 바카스를 싸게 사기 위해~,라는 참 궁색한 홍보 거리를 특검 초장부터 언론에 흘릴 때부터 그는 이미 자신의 뻘쭘할 수밖에 없는 끝을 매우 분명하게 헤아리고 있었다.

범죄란 여론에 의해 단죄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모를 리 없는 그들은 줄기차게 치졸한 언론플레이를 되풀이했다. 대한민국 특검이 대개 그렇기는 했지만, 허익범 특검 경우에는 아예 초장부터 자포자기 상태에서 마구 생각나는 대로 내지르는 격이었다.

허익범에게 ‘노회찬을 죽인 놈’이라는 문패는 그의 생애 내내 따라 다니게 될 것이다. 그것이 그에게 멍에가 될까? 그렇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체면이니 명예니 하는 게 완전 거덜난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 약간이나마 마음 켕김은 있겠지.

그뿐, 완전 빈손인 채, 그러나 김경수를 전국적 인물로 키우는 데 크게 기여하는 성과를 거둔 다음, 그래도 뭔가 할 말 있음만은 떳떳하게 과시하며, 그러나 뻘쭘한 뒷모습을 남긴 채 퇴장하게 될 허익범이나 마찬가지로, 김병준도 그렇게 되겠지만, 그러나 그에게 남아 있는 불특정 시간 동안 그가 불사할 온갖 치태를 우리는 뭐가 뭔지 모르겠는, 그야말로 아노미, 그런 상태에서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 조만간 홍아무개가 전면에 등장하며 굴러온 돌과 박힌 돌의 한판 승부가 걸게 벌어지게 되겠지만, 김병준이 제아무리 질기다 할지라도 홍아무개의 이빨을 당하기는 어렵다. 낯 두께도 홍이 더 두껍고 난세의 운신술도 홍이 훨씬 더 웃길이다. 그러나 김이 그래도 뭔가 할 말 한 문장은 남기고 패퇴당하기까지 추악한 싸움 한판은 乞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어차피, 개판. 너무 서글퍼하지 말자구요^^.

안다. 포기하지는 말아야 한다. 두 주먹 부루쥐고, 이를 악물어야 한다. 이 기회를 놓치면 이런 기회 다시 오기는 어렵다. 어떻게든 버텨내야 한다. 어떻게든 문재인을 사수하여, 이 기회를 살려내야 한다. 요 며칠, 더위가 좀 수굿해진 듯하다. 곧 가을이다. 수확의 계절. 신들메를 조여맨다. 점심식사 뒷자리에서, 간곡하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어눌한 몇 자 적는다. 이제 나는 또 정직한 흙을 만나러 밭에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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