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의 쟁취귀족이었지만 아나키스트였고 지리학자면서도 사회사상가였던 러시아의 크로포트킨이 구상하는 새로운 사회의 모습을 담은 에세이.(표트르 알렉세예비치 크로포트킨 지음·여연, 강도은 옮김·행성B잎새·1만7000원)

[뉴스프리존= 정은미 기자] 빵의 생산과 소비라는 인간의 생존양식은 어떤 경우에도 포기할 수 없는, 오직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생존양식이다. 러시아의 혁명가이자 과학자, 사회사상가이며 지리학자. 러시아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 시베리아에서 육군 장교로 근무하는 동안 지리학적 탐사활동을 하면서 중요한 연구들을 발표했다. 지리학, 동물학, 사회학, 역사학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명성을 얻었지만 세속적인 출세의 길을 버리고 혁명가의 길을 선택했으며, 귀족 세습권도 포기하고 사회 정의의 실현을 위해 일생을 헌신했다. 서유럽에서 30여 년간에 걸친 망명 생활 동안 아나키즘 운동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겼다. 그는 정부나 국가 없이 수평적으로 상호 협동하는 아나키즘적 코뮌주의 이론을 과학적 기반 위에 정립하려고 힘썼다. 아기가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해 보라. 아기에게 필요한 것은 자유와 평등이 아니라 엄마의 젖이라는 빵이다. 이처럼 모든 인간은 살아 있는 한 영원히 빵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

인간은 이렇게 빵의 운명적 노예이기 때문에 인간이 빵의 노예로부터 해방되는 날은 위대한 자유의 날이 아니라 슬픈 죽음의 날이 되고 말 것이다.

빵의 생산과 소비라는 생존양식은 죽음 외에는 어떤 방법으로도 풀 수 없는 하늘이 인간에게 채워놓은 열쇠가 없는 사슬이다.

인간은 누구도 생산과 소비의 반복이라는 생존양식을 선택한 적이 없다. 그것은 하늘이 인간에게 일방적으로 부여한 하늘의 법, 즉 천법(天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이러한 천법 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우주는 팽창과 수축이라는 확축반복에 의해 존속한다. 지구가 변해가는 과정부터 그러하다. 봄과 여름처럼 따뜻하면 만물이 팽창(성장)하고 가을과 겨울처럼 추우면 만물이 수축(쇠멸)한다.

팽창은 커지고 생기는 것이므로 생산과 같고 수축은 작아지고 없어지는 것이므로 소비와 같다. 생산과 소비의 반복이라는 인간의 생존양식은 이렇게 하늘의 존속법칙인 확축법칙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기 때문에 인간으로서는 영원히 거부할 수 없고 바꿀 수 없는 생존양식이다. 그래서 이를 천법 중에서도 특별히 생존천법(生存天法)이라고 한다.

인류역사를 돌아보면 이 생존천법을 보장하지 못했던 국가는 살아남지 못했다. 지금 우리는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경제 불황을 걱정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올 상반기 중 조선업에서 약29,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섬유산업분야에서는 약5,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반면, 반도체분야에서는 약7,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기계업종과 전자업종에서도 약13,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은 확실하다.

정부도 경제 살리기에 올인 하고 있는 듯 하지만 매일 부딪치는 체감경기는 갈수록 춥기만 하다. 경제라는 나무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를 먹고 자라는 나무가 아니라 국민들이 흘리는 피와 땀을 먹고 자라는 나무이다. 우리 모두 경제라는 나무가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더욱 많은 피땀을 한 번 흘려보자.

수많은 빗방울이 모여 도도한 강물이 되듯 수많은 땀방울이 모여 도도한 호황의 강이 되도록 나부터 앞장서 피땀을 한 번 흘려보자. 그 길만이 열쇠가 없는 사슬을 푸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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