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IMF통계 1인당 국내 총생산이 3만 2,775달러를 기록하면서 세계 29위, 인구 1000만 이상 기준 세계 10위를 기록했다…”, “한국, 5,000만 명 이상 국가 중 7번째 ‘3만달러”, “2023년이 되면 1인당 GDP가 4만달러에 돌파할 수 있다.” 언론의 이런 들뜬 분위기와는 달리 국민들은 왜 냉소적인 반응이다. “국민소득 3만불 시대...!” 측포라도 터뜨리고 환호해야 할 소식에 왜 시큰둥한 반응일까? 국민소득이 3만불이라면 3인 가구 소득이 1억원은 돼야 하는데 우리 집과 비교해 보면 아무래도 남의 얘기만 같다.

<도대체 ‘1인당 국민소득’이란 게 뭐야?>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이라면 지금 환율로 하면 한 3,000만 원 정도다. 4인 가족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1억 2,000만 원 정도다. 우리 가족의 수입과 비교해 피부로 와 닿지 않는 이유는 1인당 국민소득이란 가계가 번 돈, 기업이 번 돈, 그리고 정부수입을 다 합한 돈을 5천만으로 나눴기 때문이다. 나는 3천만 원을 벌지만, 삼성전자는 1년에 10조 원도 더 번다. 또 정부는 세금, 4대 보험… 도 수입이 된다. 이렇게 정부(13.1%)와 기업(25.7%) 그리고 가계(61.2%)가 1년간 번 돈을 5,000만 국민으로 나눈 값이 1인당 국민소득이다. 언론이 국민소득 3만 불이란 이렇게 정부가 번 돈, 기업이 번 돈, 가계가 번 돈을 합한 GNI 즉 국민총소득을 일컫는 수치다.

국민들이 3만 불 시대를 환호하지 않는 이유는 3인 가족인 우리집은 소득원이 가장인 내가 번 돈이 전부지만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 244억 원, 신동빈 롯데 회장 152억 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109억 원, 정몽구 현대차 회장 80억 원, 허창수 GS 회장 73억 원, 조양호 한진 회장 66억 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62억 원… 이었다. 이런 사람도 있지만 비정규직 임금은 정규직의 43% 수준인 137만 원 정도다. 기업도 한 명의 국민으로 간주하고 정부도 국민 한 명으로 계산하는 게 1인당 국민소득이다.

3만불시대 3인 가족이라면 한 달에 720만 원의 소득이라야 하는데 수입원이 가장인 남편뿐이니 3만불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백번 양보해 사람의 능력이란 차이가 있으니까 소득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치자. 그러나 문제는 나도 열심히 일하면 일한 대가가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문재인대통령이 말한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다.

비정규직 1천만 시대, 우리나라 비정규직 평균임금은 정규직의 43%인 137만 원 수준이다. 똑같은 시간에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도 임금의 반을 받고 죽은 후에도 기간제는 공무원이 아니라며 손배소송에서 패소했다면… 이런 사회는 결과가 정의로운가? 촛불정부는 왜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면서 이런 현실을 바로 잡지 못할까? 양극화문제는 최저임금 1만 원 때문이 아니라 경제정의실현여부가 문제다. 근본적인 문제를 덮어놓고 지엽적인 문제를 풀겠다고 찌라시와 싸운다면 검찰과 막장 뜨던 전직 대통령과 무엇이 다른가?

<국가는 부유해지는데 서민은 왜 간난한가?>

5,000만 명 이상 국가 중 7번째 ‘3만 달러’국가라는데 서민들의 삶을 피폐해지고, 비정규직의 천국으로 바뀌고 있는가? 왜 하루가 다르게 부자는 점점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점점 더 가난해지는가?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에서 미국은 ‘10억달러(약 1조1315억원)’을 요구하고 한국은 ‘1조 원 이상 낼 수 없다’며 협상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미군 2만 8천5백 명이 우리나라에 주둔하는 이유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주기 위해서 라는데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어도 미군이 필요할까?

동북아 패권전쟁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 동맹국에 분담금을 강요하는 미국의 억지만 없었다면… 이명박이 부자감세와 법인세 인하로 양극화 사회를 만들지 않고… 박근혜가 최순실 일당과 함께 국정농단만 하지 않았다면… 땀 흘려 일한 사람이 일 할수록 가난해 질까? 정경유착이 사라지고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지 않고, 법원이 재판거래만 하지 않았다면… 가임기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고 청년들이 헬 조선을 외칠까? 3만불시대 서민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될까? 이제 민초들도 국민소득 3만불 허상에 덩달아 춤추는 허수아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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