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람의 판소리 ‘이방인의 노래’...본격적인 내셔널투어 알리는 킥오프공연

사진제공/예술의전당

[뉴스프리존=안데레사 기자]동시대를 비추는 보석같은 이야기들을 판소리로 창작해 이례적인 신화를 기록해 온 소리꾼 이자람의 신작 ‘이방인의 노래’가 본격적인 투어를 시작한다. 킥오프의 의미를 담은 첫 공연이 오는 21일부터 5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이방인의 노래’는 ‘백년동안의 고독’ 등을 집필한 남미문학의 거장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잘 알려지지 않은 단편 ‘Bon Voyage, My. President!’를 원작으로, 스위스 제네바를 배경으로 등장하는 세 인물 간의 만남과 삶, 그리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마음의 변화들을 다룬다.

‘사천가’ ‘억척가’ 등에서 보여 지는 긴 서사의 형태가 아닌, 단순하고 잔잔한 이 이야기를 선택하고 작품화한 이유에 대해 이자람은 “자극과 화려함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마음을 울리는 잔잔한 이야기 속 숨겨진 짙은 여운을 판소리에 담아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히 노벨문학상 수상자이기도한 원작자 마르케스 측에서도 따듯한 판소리로 재탄생한 ‘이방인의 노래’에 적잖은 격려와 흥미를 표하면서 흔쾌히 저작권 사용을 승인한 바 있다. 

이자람을 필두로 판소리의 무대화 실험을 이어오고 있는 ‘판소리만들기-자’는 2014년부터 ‘판소리단편선’이라는 타이틀 아래 ‘단편소설’과 ‘판소리’, 그리고 ‘연극’의 접점에 대해 탐구해왔다.  그 첫 작품 ‘추물/살인’(주요섭 단편 ‘추물, 살인 원작’)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면서 제51회 동아연극상 3개부문, 제2회 창작국악극 대상 각본상을 수상다. 후속작은 이자람이 직접소리꾼으로 나선 ‘이방인의 노래’로 이는 발표와 동시에 국내외 유수극장의 프로모터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현재까지 잇따른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 이후 두산 아트랩의 일환으로 발표한 ‘여보세요’(김애란 단편 ‘노크하지 않는 집’는 시험 무대 공간 이후 내년 정식 공연을 준비 중이다. 소리꾼과 고수 중심으로 결성된 이자람 사단은 ‘사천가’ ‘억척가’를 키워내는 동안 전통판소리의 기조를 잃지 않으면서 ‘판소리가 가진 연극적 정수’를 효과적으로 살려내기 위한 탐구를 지속해왔다. 하지만 이들은 여기에 안주하진 않고 스스로에게 ‘판소리’에 대한 물음을 지속적으로 던졌고 그 과정에서 ‘판소리는 꼭 2시간을 넘기는 긴 서사여야만 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갖게 됐다.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몰두하던 중 소설의 무대화 작업을 참신하게 이어 가고 있는 양손프로젝트의 박지혜 연출을 만나, 그와 함께 시작한 작업이 ‘판소리 단편’이다.이는 ‘기존에 비해 짧지만 완성형의 이야기가 담긴 판소리’를 모토로 머리를 맞댄 결과 세 개의 판소리 단편을 창작해냈고, 이를 통해 이자람 사단은 판소리단편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자람의 판소리 ‘이방인의 노래’는 서울 킥오프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 천안 등 전국투어와 함께 미국, 오세아니아, 아시아 등의 해외투어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투어에 대해 이자람은 “‘사천가’ ‘억척가’의 경험에 빗대어 판소리 공연은 정형화된 형태로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수없이 많은 경우의 수들을 만나면서 변화, 발전하는 것을 배웠다”면서, “다양한 지역의 관객과 극장 경험을 통해 ‘이방인의 노래’가 더 큰 생명력을 가지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엡뷸런스 기사일과 허드렛일로 근근히 살아가는 한 부부와 병을 고치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를 찾은 전직대통령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모두가 이방인인 세상에서 ‘참된 만남’이 가지는 의미를 새삼 되짚어 보게 한다. 또한 이전 작품에 비해 훨씬 더 섬세하고 따뜻해진 소리꾼 이자람의 시선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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