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민간사찰 입막음 돈' 장석명, 17시간 조사 후 귀가

2018-01-23     이천호 기자
▲ 사진: 뉴스영상캡처(ytn)

[뉴스프리존=이천호기자]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민간인 사찰 입막음용으로 쓰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2011년 무마하기 위해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국정원 자금을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16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23일 새벽 귀가했다.

전날 검찰에 출석한 장 전 비서관은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이 5000만원을 장석명 전 주무관에게 받았다고 진술했는데 입장 설명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 조사에 잘 얘기하도록 하겠다"고 답한 후 조사실로 향했다. 장 전 비서관은 민간인 사찰 입막음용으로 국정원 돈이 사용됐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 조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검찰은 국정원 특활비가 목영만 전 국정원 기조실장에게서 나와 장 전 비서관을 포함, 여러 단계를 거쳐 장진수 전 총리실 주무관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6일 구속된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이 국정원에서 받은 특활비 5000만원이 장 전 비서관,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을 거쳐 장 전 주무관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하고 자금 흐름을 확인하고 있다.

특히 돈을 최종적으로 건넨 의혹을 받는 류충렬 전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이 앞선 소환조사에서 장 전 비서관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검찰은 누구의 지시로 돈을 전달했는지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권재진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소환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권 전 장관은 2012년 검찰 수사 당시 '민간인 사찰과 증거인멸에 민정수석실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진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국정원에서 받은 1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억 원가량을 김윤옥 여사 지근거리에서 근무하는 여성 행정관에게 전달했다" 고 말했다. 검찰은 목영만 당시 기조실장을 조사하는 한편 21일 류 전 관리관을 소환해 18시간여 넘는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장 전 주무관은 류 전 관리관이 2011년 4월 '관봉'(한국은행 띠지로 포장된 돈다발) 형태의 5000만원을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마련한 돈'이라며 줬다고 폭로한 바 있다. 검찰에 나온 여성 행정관은 김희중 전 실장과 함께 대질신문을 받았는데, 일부 사실은 인정하고 일부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은 2008년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가 자신이 대통령을 비난하는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렸기 때문에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민간인 신분인 자신을 불법사찰했다고 폭로하며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