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주역이 된 'CES 2024'

2024-01-29     최 충 웅(언론학 박사)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가 9~12일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매년 1월이면 전 세계의 시선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로 쏠린다. CES를 주관하는 소비자기술협회(CTA)는 매년 최신기술과 생활 흐름에 따라 특화된 슬로건을 제시하는데, 올해는 'All Together, All On'이다. "모든 기업과 산업이 다 함께, 인류의 문제를 혁신 기술로 해결한다"는 의미다.

'세계 최대의 테크쇼'는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의 화려한 별칭이다. 'CES 2024'가 다시 한번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미국 라스베가스 컨벤션센터(LVCC)를 비롯한 약 7만 평에 달하는 전시장과 중심가 스트립(Strip)은 4300여 개의 부스에 전 세계 150여개 국에서 4295개의 업체가 참가, 약 14만명 이상 참관자들의 혁신 열기로 가득 채워졌다. 이번 전시회는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선언 이후 첫 번째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되어 전 세계 언론과 산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1967년 6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CES는 가전 중심의 행사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단순히 새로운 전자제품을 소개하는 전시회를 뛰어넘어 글로벌 혁신 기술의 장으로 발전했다. 게다가 한 해가 시작되는 1월에 글로벌 기술 선도기업을 필두로 수많은 기업이 혁신 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동안 'CES 2024' 참관 후기와 보도된 기사를 종합하고, 특히 CTA가 사전 제시한 바에 따르면 'CES 2024' 주요 테마 중 AI가 행사 전반을 압도했으며, "CES 2024는 AI로 시작해서 AI로 끝났다"는 게 바로 한마디로 요약된 평가다. 전시회 시작 전 많은 전문가와 현지 언론들은 인공지능(AI)이 이번 전시의 주인공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막상뚜껑을 열어보니, 실제 인공지능이 2024년 이후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것이 비즈니스 기술의 목적임이 가감없이 드러났다. 인공지능 외에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 스마트 홈, 메타버스, 로봇 등 영역도 중요한 기술 흐름이지만, 인공지능은 이 모든 것을 초월하는 '메가트렌드'였다.

'CES 2024'를 관통한 키워드는 '모든 기기와 인공지능(AI)의 연결'이었다. AI를 탑재해 성능·서비스를 혁신적으로 개선하거나, 미디어·유통·화장품·자동차 등 전혀 다른 산업에서 AI를 적용한 제품과 서비스들이 가장 큰 관심을 모았다. 'CES 2024'는 챗GPT로 촉발된 AI산업 수요가 얼마나 광대하고도 폭발적일지 가늠케 하는 자리였다. 세계 유수한 기업들이 심혈을 기울인 신제품·기술은 모빌리티, 로봇, 디지털 헬스케어 등 전 영역을 망라했다.

국내 기업도 AI를 정 조준한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AI 기능을 갖춘 TV, 가전, 모바일, 로봇 신제품을 선보였고, 삼성SDS는 자사의 생성형 AI 솔루션 패브릭스와 브리티 코파일럿을 공개했다. LG전자는 전용 AI 프로세서를 탑재한 TV를, SK하이닉스는 AI 산업을 정조준한 차세대 반도체 라인업을 내놓으며 자사 기술력을 과시했다. 한국은 스타트업 포함해서850여개 기업이 참여, 삼성, SK, 현대차, LG 등 대기업을 필두로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까지 가세해 혁신기술을 뽐냈다. 

이번 'CES 2024'에서  "대한민국 기업이 없었다면 이번 CES는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표현에서 한국이 차지한 비중과 위상 존재감이 매우 뚜렷했다"는 지적이다. CTA 핵심 인사들의 공통된 평가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는 점이다. 더구나 올해 혁신상 수상 기업 중 46%가 한국 기업이었다. 전시장 곳곳에서 한국인을 볼 수 있다 보니 "마치 코엑스 같았다"는 말도 나왔다. 실제 각국 스타트업이 전시하는 유레카 파크는 전체 면적의 25% 이상을 한국 관련 기관, 기업, 대학 등이 차지했다.

CES 2024 참가 기업 4300여 개의 국가별 구성은 미국 1201개, 중국 1115개, 한국 784개, 대만 179개, 일본 50개 등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를 기록했으며, 동아시아 3국 기업이 전체 절반에 달한다.  

CES는 시대를 선도하는 첨단기술의 흐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CES 주관사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는 "AI가 모든 산업을 이끌어가는 트렌드"라고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AI가 각 산업과 기술에 어떻게 융합하며 새로운 미래상을 선보이느냐에 관심이 모아졌다. 빅테크와 스타트업 가릴 것 없이 사활적 경쟁에 돌입한 기업들은 스마트홈과 모빌리티, 인프라, 건설기계, 에너지, 지속가능성 등 모든 산업 영역에서 혁신을 불러일으키며 AI와 접목된 최첨단 신기술과 제품을 쏟아냈다.

이번 'CES 2024'를 통해 확인된 기술 변화의 미래는 AI 기술이 더는 단독 서비스가 아니라 모든 산업에 스며들고 있으며, 산업 간 융합을 촉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CES 2024'의 슬로건인 'All Together, All On'은 산업 간 벽이 사라지고 통합되는 우리의 미래를 보여준다. 이번 CES 2024의 핵심 메시지는 "기술의 발전을 넘어서 기술을 통해 개별 국가, 전체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오픈AI의 챗GPT 등장을 계기로 일상을 파고든 AI 혁명이 기업의 미래 성장과 생존을 가를 핵심 관건이 되고 있다. 모빌리티가 AI와 하드웨어 결합의 핵심 전장(戰場)이 됐다. AI를 활용한 경쟁력 극대화에 국가 차원의 총력 대응이 절실하다.

AI 활용이 기업과 개인에게 어떠한 '편익'과 '실익'을 제공하느냐가 중요한 과제이다. CTA 또한 이 부분에 주목하였다. 핵심은 AI가 산업 현장이나 제품을 통해 실생활에서 활용되어 어느 정도 생산성을 제고하고, 효율성을 제공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제 인류는 AI를 피해갈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AI는 인류의 삶을 얼마나 빠른 속도로 바꾸며, 어떻게 달라지게 할 것인가.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최충웅 언론학 박사

[최충웅 언론학 박사 주요약력]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고정 출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방송통신연구원 부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KBS 예능국장·TV제작국장·총국장·정책실장·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 TV제작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