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리사의(見利思義)
오늘로 갑진년(甲辰年) 새해 정월도 마지막 날입니다. 바쁘게 지내다 보니 매년 정초 소개하던 교수들이 뽑는 ‘올해의 사자성어(四字成語)’를 깜빡했네요.
2024년에 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 1 위로는 <견리망의(見利忘義)>입니다.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 라는 뜻입니다.
『정치란 본래 국민을 ‘바르게(政=正) 다스려 이끈다.’』 라는 뜻인데, 오는 날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정당, 파당의 편의, 이익에만 집착하는 것 같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교수들은 대통령의 친인척과 정치인들, 고위공직자들이 이익 앞에 떳떳하지 못하고, 개인 투자(주식)나 자녀폭력, 개인 이익을 위해 가족과 친구도 버리는 비정한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고 꼬집었지요.
그리고 이로움을 좇느라 의로움을 잊은 한 해라는. ‘견리망의’(見利忘義)‘ 외에, 2위는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 라는 뜻의 적반하장(賊反荷杖)과 3위는 ‘무능한 사람이 재능있는척한다’라는 의미로 쓰는 ‘남우충수(藍芋充數)’가 뒤를 이었습니다.
2위 적반하장은 정부가 잘못을 저지르고 남 탓만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승환 고려대 명예교수(동양철학)는 “국제 외교 무대에서 비속어와 막말을 해 놓고, 기자 탓과 언론 탓, 무능한 국정 운영의 책임은 언제나 전 정부 탓, 언론 자유는 탓하면서 기회만 되면 자유를 외쳐 대는 자기 기만을 반성해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3위 ‘남우충수(濫竽充數)’는 ‘피리를 불 줄도 모르면서 함부로 피리 부는 악사들 틈에 끼어 인원수를 채운다’ 라는 뜻입니다. 한 교수는 남우충수를 꼽으며 “현 정권이 능력이나 준비가 되지 않은 측근 인사 위주로 발탁하다 보니 국정이 엉망진창”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니까 남우충수는 ‘무능한 사람이 재능있는척한다’라는 의미로 주로 쓰이고 있지요.
교수들의 <올해의 사자성어>는 교수신문에서, 매년 12월 교수들의 추천과 투표를 거쳐 올해의 사자성어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올해는 20명의 추천 위원이 26개의 사자성어를 추천했고, 이 가운데 예비 심사를 거쳐 5개의 사자성어를 고른 뒤 이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어떻습니까? 제발 내년에는 ‘견리망의’가 아니고 <견리사의(見利思義>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견리사의>는 ‘눈앞의 이익이 보일 때, 의리를 먼저 생각한다는 뜻이지요.
공자(孔子)의 제자인 ’자로(子路)‘가 스승께 여쭈었습니다. “사람이 되려면 어찌해야 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습니다.
『子路問成人 子曰 見利思義 見危授命 久要 不忘平生之言 亦可以爲成人矣』
“이로움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치며, 또한 평생 이 말을 잊지 않는다면, 사람이 되었다고 하기에 충분하다.”
우리 내년에는 ’견리망의‘의 사회가 아니라 <견리사의>의 해, 그런 사회와 나라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단기 4357년, 불기 2568년, 서기 2024년, 원기 109년 2월 2일
덕산 김덕권(길호)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