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원 트럼프 출마 자격 심리 8일 착수

쟁점은 반란자의 공직 금지 조항 적용 여부 금지든 허용이든 재판 결과가 혼란 초래할 전망

2024-02-06     임형섭 객원기자

[서울=뉴스프리존] 임형섭 객원기자= “도널드 트럼프의 여러 법적 투쟁에서 중요한 날들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자격을 결정하는 연방대법원의 재판이 오는 8일 시작된다고 CNN 등 미 언론들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1년 1월 6일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이 대선결과와 관련해 지지자들에게 "선거를 도둑맞았다"며 연설하고 있다. 이 연설이후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회를 점거하고 난동을 부렸다. (사진=AP, 연합뉴스)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내란 가담을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자격을 박탈한 데 따른 것으로, 연방 대법원의 어떤 결정도 정치적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반란 가담자의 공직 담당을 금지하는 미 수정헌법 14조에 따라 트럼프의 출마자격을 박탈하는 결정을 내렸고 이에 트럼프측이 상고하면서 이번 재판이 열리게 됐다.

핵심쟁점은 우선 수정헌법 14조 3항으로, 반란에 가담할 경우 공직을 금지한 조항이다. 이 조항이 남북전쟁 당시 남부 연합측 인사들이 공직을 맡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대통령직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어 대통령에게도 적용되는지가 현재 논란이다.

다음으로 14조 조항의 효력이 자동 발효되는 것인지 아니면 법원 내지 의회의 사전 결정이 있어야만 효력을 갖는지 여부도 쟁점이다.

CNN은 “콜로라도주 사건과 관련 연방대법원이 처음에는 트럼프 전대통령에 반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으나 역사학자와 법학자 등이 제출한 의견서를 보면 이 사건을 기각하는 새로운 판결을 내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하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연방대법원이 ▲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완전한 승리 ▲ 주(州)에 트럼프 전 대통령 출마 금지 허용 ▲ 의회에 결정 넘기기 등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분석하고 어느 경우에든 리스크가 있다고 전했다.

2021년 1월 6일 워싱턴시에 모인 트럼프 지지 시위대 모습(사진=AP, 연합뉴스)

대법원 재판이외에도 미 헌법조항의 해석을 다투는 다른 재판도 예정돼 있다.

트럼프는 역사적으로 대통령 면책특권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절대적일 수 없다고 판결해온 대법원까지 갈 수 있는 다른 사건에서도 면책특권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잭 스미스 미 법무부 특별검사가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 기소한 트럼프의 2020년 대선 결과 전복 시도 혐의 기소 재판에서다.

트럼프측은 대통령에게는 재임 중 모든 행위에 대해 면책권이 있기 때문에 기소가 무효라면서 지방 법원에 기각 판결을 청구했으나 거부되자 연방순회법원에 항소했다.

이에대해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면책특권 문제에 대해 대법원에서 승소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표명하고 만약 승소할 경우 후유증에 대해 경고했다.

자유주의 법률단체인 헌법책임센터의 수석변호사인 브리앤 로고드는 트럼프 승소의 경우 “대통령이 헌법과 연방법을 무시해도 처벌받지 않을 수 있다는 위험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 대선에서 다시 맞붙을 가능성이 큰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AP, 연합뉴스)

형사재판 4건이 지연되는 것과 달리 민사재판은 일정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우선 트럼프와 아들, 트럼프 재단을 상대로 재산 부풀리기를 위한 사기 대출혐의로 뉴욕검찰이 기소한 사건의 판결이 곧 내려질 예정이다.

또 트럼프는 칼럼니스트 진 캐롤에 대한 명예훼손 재판에서 8300만 달러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트럼프에 대한 각종 형사재판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민주당 인사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CNN은 각종 형사 재판이 오는 11월 대선일 전까지 판결이 나오지 않도록 미루는 트럼프의 전략이 먹혀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와관련해 미 의회의 트럼프 대통령 탄핵위원이던 놈 에이젠은 재판 지연으로 트럼프가 사실상 승리하고 있다고 미 CNN에 밝혔다.

한편 지난주 실시된 블룸버그·모닝 컨설트 여론조사에서 전체 유권자의 거의 절반과 공화당 유권자 23%가 유죄판결이 나올 경우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또한 미 여론조사기관인 SSRS이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성인 1212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4%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1.6 의사당 폭동 관련 사건에 대해 대선전까지 판결을 보고 싶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