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정기조 전환 요구" 尹 대통령 "좋은 말씀 감사"
"채해병 특검법, 이태원참사특별법 적극 수용해 달라"
[서울=뉴스프리존] 김정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오후 용산대통령실에서 약 2시간 14분간 회담을 가졌다.
이재명 대표는 모두 발언을 통해 "대통령한테 드릴 말씀을 써 왔다. 용산에 오는데 실제 700일이 넘게 걸렸지만 이 만남이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드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제가 드리는 말씀이 거북하실 수 있는데 그것이 야당과 국민이 갖는 이 정부 2년에 대한 평가의 일면으로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A4 용지 10장 분량의 원고를 꺼내 15분 가량 발언을 이어 갔다.
이 대표는 "정치의 성공은 국민을 존중하고 국민의 뜻을 잘 따르는데서 시작된다"며 "제1야당 대표로서 최고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께 이번 총선에서 나타나다고 판단된 국민의 뜻을 저의 입을 빌린 국민들의 뜻이라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 경제, 사회, 외교, 안보 등 모든 영역에서 많은 위기들이 돌출되고 있다"며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국민들의 민생과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대통령께서도 절감하실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에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에 대해 중징계가 이어지고 있고 보도의 이유로 기자 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이 혹시 말 한마디 잘못 했다가 잡혀가는 것 아닐까 걱정하는 세상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 이번 총선 결과는 잘못된 국정을 바로잡으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 생각한다"며 "2년 만에 성사된 오늘 회담이 국민의 뜻을 받드는 소중한 자리, 국정의 방향타를 돌릴 마지막 기회라는 그런 마음으로 국민들의 말씀에 귀기울여 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라며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민생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득지원 효과에 더해 골목상권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크므로 꼭 수용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대통령께서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해달라. 지난 2년은 정치는 실정되고 지배와 통치만 있었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행정권력으로 국회와 야당을 굴복시키려 한다면 성공적인 국정은 쉬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또 "채해병 특검법이나, 이태원참사특별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해달라"며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들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 모두 발언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들은 뒤에 "좋은 말씀 감사하다. 평소 이 대표님과 민주당에서 강조해 오던 얘기라서 이런 말씀을 하실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며 "자세한 말씀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비공개 회담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