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시즌 중 감독교체 바람직 한가
올들어 8명 교체.. 지도자와 구단 신뢰 구축 필요
지난 10일 프로축구 K리그2 안산 그리너스 임관식(49)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계약 해지를 당하며 K리그 무대를 떠났다. 이로써 3월 K리그2 성남 FC 이기형(50), 4월 K리그1 대구 FC 최원권(43) 감독을 비롯하여 전북 현대 단 페트레스쿠(57.루마니아), 5월 대전하나시티즌 이민성(51), K리그2 수원 삼성 염기훈(41), 7월 K리그2 부산 아이파크 박진섭(47), 인천 유나이티드의 조성환(53.현 부산 아이파크) 감독 등 총 8명(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 제외)이 시즌 중 야인으로 돌아갔다.
그야말로 2024 K리그 시즌 중 감독 교체 쓰나미가 몰아친 모양새다. 이는 분명 그 어느해 시즌과는 다른 흐름이다.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우선 성적부진이 대두되지만 그 보다는 각 구단의 성적 지상주의로 인한 '구단-감독'간 믿음과 신뢰 부족의 영향이 크다.
축구계에 통용되는 하나의 진리가 있다. 그것은 바로 감독이 자신의 축구철학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최소 2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는 K리그 구단에겐 현재까지 단지 '소 귀에 경 읽기'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부합하며 구단이 목표로 하는 성과를 내는 감독들이 있어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2017년 11월 김포 FC 지휘봉을 잡고 K리그 최장수 감독으로 군림하고 있는 고정운(58) 감독이 그 예다. 이어 그 뒤를 따르고 있는 사령탑은 2020년11월 K리그2 부천 FC 사령탑에 오른 이영민(51) 감독이며, 이어 2021년 11월 부터 K리그1 광주 FC를 이끌고 있는 이정효(49) 감독 역시, K리그에서 자신의 확실한 축구철학 구현으로 가장 주목받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
뿐만 아니라 K리그2 FC 안양 사령탑인 유병훈(48. 2021년12월.코치 승격~), 청주 FC 최윤겸(62. 2022년6월~), 전남 드래곤즈 이장관(50. 2022년6월~), 서울 이랜드 김도균(47. 2022년11월~) 감독 등도 구단과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K리그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안산에 부임하여 11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은 임관식 감독 사례와는 확연히 대비된다.
구단의 시즌 중 감독 교체는 신중할 필요성이 있다. 실제 K리그 무대에서 감독 교체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은 구단이 극소수라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 준다. 올해 시즌 시즌 중 감독 교체를 단행한 구단의 성적은 K리그1, 2 25~23라운드 끝난 현재 K리그1 인천 9위, 대구 10위, 전북 11위, 대전 12위 그리고 K리그2 삼성 5위, 성남 12위, 안산 13위 등으로 구단의 기대치와는 거리가 먼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그동안 K리그 감독 선임은 돌려막기식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리그 감독 인재풀이 한정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상태다. 이는 2024년까지 K리그 지휘봉을 잡을 수 있는 P급 지도자자격증(교육 수료자 포함) 보유자가 약 320여명을 직시한다면 실로 불합리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구단이 성장과 발전을 위한 구체적이고도 미래 지향적인 청사진을 갖추고 있다면 감독 선임 방식의 혁신을 염두에 둘 필요성이 있다.
즉 아마추어 축구와 프로 축구를 망라한 풍부한 지도 경험과 확실한 축구철학 그리고 리더십과 아울러 구단 운영 방침에 부합 할 수 있는 감독 선임으로 방향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늘 그렇듯 각 구단은 감독 선임과 관련해선 '빛 좋은 개살구'식의 명분만을 내세우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는 구단 발전 저해는 물론 희생양을 양산시키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각 구단이 감독 선임 프로세스에서 지도력 못지 않게 중시해야 할 부분이 후보자의 성향 평가와 관련한 축구계 여론 수렴이다. 각별한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있는데도 이 부분은 각 구단에서 소홀히 하고 있는 측면이 없지 않다.
장수하는 감독과 팀 발전을 이끌어 내는 감독에게는 특별함이 있다. 그 특별함은 단지 프로축구를 경험한 감독과 코치만이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마추어 감독은 물론 초보 감독에게 서도 그 같은 역량 발휘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전남 이장관, 광주 이정효, 안양 유병훈 감독 등은 좋은 지도자로 손꼽힌다. 특히 전남 이장관 감독은 대학축구 평정 후 프로축구 무대에 데뷔 K리그1 승격 경쟁(2위)에 뛰어들 만큼 팀을 변화시키는 높은 지도력을 과시하고 있다.
따라서 각 구단이 아마추어 축구 지도자들에게도 기회를 부여하는 적극성을 보여줘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