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CEO 열전] ①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금융계의 제갈량… 우리금융,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써 8월 1일 우리투자증권 10년만에 컴백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 이상의 성과 보여 달라”
[서울=뉴스프리존]위아람 기자= [편집자 주] 모든 업계가 그렇지만 금융 업계에서 CEO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이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기업의 명운이 걸려있다. 기업의 본령인 이익 증대만을 신경 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상생 금융, ESG 경영까지 아울러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MZ 세대가 주된 실무자로 떠오르는 상황에서는 직원들과의 스킨십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한마디로 금융계 CEO는 만능이 되어야 한다. 각 금융사 CEO들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그들의 지난 경영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전망을 점쳐본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1959년 8월 3일 전라남도 보성에 태어나 서울 영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오레곤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24회에 합격한 공무원 출신으로 국무총리실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생활을 마쳤다. 이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거쳐 금융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현재 법무법인(유) 율촌 고문,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겸임교수, 우리금융미래재단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공식 출범
임종룡 회장은 2023년 3월 24일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했다. 우리금융은 2024년 5월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합병을 통해 ‘우리투자증권’을 8월 1일 공식 출범시켰다. 업계 18위권 중형 증권사로 첫발을 뗐다. 자기자본 1조1000억원 규모다.
우리투자증권 조직은 종합금융, S&T(세일즈앤트레이딩), 리테일(소매), 리스크관리 등 4개 사업부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남기천 우리종합금융 사장이 맡는다. 온라인 펀드 판매가 주력이던 포스증권의 기존 플랫폼 경쟁력과 우리종금의 발행어음 등 기업 여신 비즈니스를 초기 사업 발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우리투자증권은 2조원 규모 계열사 공동펀드를 통해 우량 PF(프로젝트파이낸싱)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남 대표는 출범 5년차에 연간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달성, 10년 내 자기자본 5조원을 달성하는 성장 로드맵을 제시했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에 실적을 기대고 있는 만큼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힘쓰고 있다.
우리금융은 2024년 6월 24일 동양생명·ABL 생명의 대주주인 다자보험그룹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인수 검토에 나섰다.
우리금융 2분기 순이익 역대 최대
우리금융은 2024년 2분기 역대 최대 규모의 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을 이뤘다. 우리금융은 2분기 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이 9314억원으로 2023년 2분기보다 49.0%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8000억원 정도의 시장 평균 전망치를 웃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순영업수익은 2분기 2조7320억원으로 1년전 2조4730억원보다 10.5% 증가했다. 이와 같은 실적은 임종룡 회장이 지난 1월 ‘2024년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에서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 이상의 성과를 보여달라”고 요청한 이후에 나온 것이라 더 뜻깊다. 이러한 발언이 나온 배경에는 2023년 3분기 기준 우리금융의 경영 실적이 2022년 수준에 미치지 못했던 현실이 있다.
임종룡 회장은 임기 첫해였던 2023년 인프라 정비와 전략 수립을 마친 만큼 전략 방향에 집중하고 속도감 있는 성과를 내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우리금융 민영화 마무리...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우리금융은 2024년 3월 예금보험공사 보유지분 935만7960주를 모두 매입해 소각했다. 이는 임종룡 회장이 2023년 10월 예금보험공사와 맺은 ‘주식 양수도에 관한 기본 협약’에 의한 것이다.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빛은행은 IMF 위기 당시 공적자금을 수혈받으며 출범했다. 예보는 그 후에도 한빛 등 은행 4곳과 우리종금을 자회사로 둔 우리금융지주를 출범하는 과정에서 공적 자금을 다시 한번 투입했다. 이후 민영화 과정이 이어졌다. 예보는 2016년 12월 임종룡 당시 금융위원장 주도로 공적자금을 지원하면서 우리은행과 맺은 경영정상화 약정을 해제했다. 사실상 공공기관이 우리은행에 경영 참여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였다.
임종룡 회장은 금융위원장으로 재직 당시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에 적극 개입했다. 당시 임종룡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회사 구성원인 노조도 구조조정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노사 확약서를 제출함으로써 이해관계자간 손실분담에 적극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임종룡 회장은 금리인상에 대비해 2017년도 고정금리와 분할상환 상품 판매 목표치를 각각 45%와 55%로 상향 조정하는 등 가계부채 문제에 적극 대응했다. 그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빠른 만큼 질적 구조 개선을 더 가속화해야 한다”며 고정금리 비중을 상향 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