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CEO 열전] ②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주주환원 정책 강화… 주가 60% 상승률 보여 반기 기준 최대 실적… 글로벌 순이익 32.4% 증가 기업금융 강화… 상반기 순이익 2조원 돌파
[편집자 주] 모든 업계가 그렇지만 금융 업계에서 CEO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이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기업의 명운이 걸려있다. 기업의 본령인 이익 증대만을 신경 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상생 금융, ESG 경영까지 아울러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MZ 세대가 주된 실무자로 떠오르는 상황에서는 직원들과의 스킨십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한마디로 금융계 CEO는 만능이 되어야 한다. 각 금융사 CEO들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그들의 지난 경영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전망을 점쳐본다.
[서울=뉴스프리존]위아람 기자=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961년 전라북도 임실에서 출생했다. 서울 덕수상업고등학교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에 중소기업은행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고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여신심사부 부부장을 맡았다. 2008년 일본 오사카지점장으로 일할 때 신한은행의 일본법인 SBJ은행 출범을 주도했다. 이후 2014년 SBJ은행 법인장을 역임했다.
2018년 신한은행장에 선임됐다. 2022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경합한 끝에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출됐다.
진옥동 회장은 평소 온화한 리더십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소탈한 성격으로 직원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등 조직 관리 역량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지난 3월에는 그룹 임원들에게 직접 온라인 편지를 작성해 전달한 일도 있었다.
이름의 일부를 따 '오케이 진'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셔츠에 OK라는 문구를 새기고 다닌다. 평소 업무회의에서도 "오케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고졸 출신이라는 한계를 특유의 성실함과 실력으로 극복한 '고졸 신화'의 주인공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방송통신대, 중앙대학교 학위를 딸 정도로 이른바 '악바리' 기질도 있다는 평가다. 신한은행 안에서는 '신한 문화 전도사'로 불린다. 1987년 인력개발실 연수팀에 있을 때 '기업 문화 연수' 부문을 맡았는데 '신한은 사람이 다르다'는 세평이 형성될 만큼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4월 서울 강서구에서 '다자녀 가정 주거 환경 개선'에 참여해 봉사활동을 진행했을 때 "봉사활동을 통해 아이들에게 보다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어 보람이 컸다. 신한금융은 다자녀 가정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주주환원 정책 강화
최근 5대금융지주 회장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1순위 사항은 주가 부양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둔 사람이 바로 진옥동 회장이다. 신한금융의 주가는 진옥동 회장이 취임한 이후 59.72%의 상승률을 보였다.
진옥동 회장은 저평가된 주가를 끌어 올리기 위해 주식 수 감축을 선택하고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전략을 추진했다. 신한금융은 2023년 총 5000억원(1350만7398주)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다음 전량 소각했다. 2024년 1분기 15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소각했으며 3분기까지 3000억원을 추가로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올 2분기 배당으로 주당 배당금 540원을 결의했다. 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보통주 자본(CET1) 비율 13% 이상을 기반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CE) 11.5%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또 주식수를 올해말까지 5억 주 미만, 2027년말엔 4억5000만주로 감축하기로 했다. 5000만주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하기 위해 4년간 3조원 가량이 투입된다.
반기 기준 최대 실적 달성
신한금융지주는 2024년 상반기에 전년동기 대비 4.6% 증가한 2조74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255억원이다. 이는 시장 전망치 1조3045억원을 1000억원 가량 웃도는 것으로 순익이 전 분기 대비 7.9% 늘었다.
부문별로 보면 그룹의 상반기 이자이익도 5조6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늘었다. 2분기 이자이익은 2조821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0.2%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은 전 분기 2.00%에서 1.95%로 떨어졌지만 금리부자산이 전 분기 대비 2.4% 증가하면서 이자이익이 늘어났다.
신한금융은 2024년 상반기 그룹 글로벌 순익 4000억원을 돌파했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글로벌 순익은 410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4% 증가했다.
신한은행, 기업금융 강화로 상반기 순이익 2조원 돌파
신한은행의 2024년 2분기 순이익은 1조124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1.1% 급증했다. 2024년 상반기에 벌어들인 순이익은 2조535억원이다. 지난해 은행 중 1위를 차지했던 하나은행은 상반기 순이익이 1조7509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감소하며 2위로 밀려났다.
신한은행이 올 상반기 독보적인 성과를 거둔 데에는 기업대출 성장세가 한 몫했다. 6월말 원화대출금이 308조9625억원으로 대기업 등 기업대출 수요 확대 대응을 통해 지난해말 대비 6.4% 늘어났다. 기업대출은 대기업 및 우량 중소법인을 중심으로 지난해말 보다 9.9%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6.0% 성장세다.
진옥동 회장은 은행장 시절부터 기업대출을 중시하며 경영 전략을 짜왔다. 과거 신한은행장 시절 기업영역을 강조해서 지난 2020년에는 기업금융 전담 조직인 PRM(Project‧Relationship Manager) 마케팅부를 신설했다. 올해 초에 계열사 임원진을 만났을 때도 기업대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연초 기업영업 효율화를 위한 ‘쏠(SOL) 클러스터’를 만들었다. 쏠 클러스터는 기존 영업과 심사가 분리된 기업여신 실행의 관행에서 벗어나 영업과 심사를 현장에서 협업하는 구조다.
해외 시장 공략… 베트남에 공들여
신한은행은 5대 시중은행 중에서 해외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두고 있는 은행이다. 2024년 1분기 미국, 캐나다 등 10곳 해외법인에서 순이익 1401억1200만원을 거뒀다. 202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 증가했다.
진옥동 회장은 신한금융의 글로벌 사업전략에 맞춰 베트남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금융은 그룹 차원에서 베트남 시장에서 영역을 확장하려고 한다.
신한은행은 2022년 5월 신한금융의 ‘티키’ 지분 인수에 참여해 지분 7%를 매입했다. 티키는 베트남에서 라자다, 쇼피와 함께 3대 이커머스 기업으로 꼽힌다. 또 2022년 5월 베트남에 디지털 사업을 위한 전담조직 ‘미래은행그룹’을 마련했다.
진옥동 회장은 미래은행그룹 출범식에서 “금융산업이 거센 변화의 물결에 직면해 있는 현재 이번 미래은행그룹 출범은 디지털 사업 추진을 위하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