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국회 답변, 공분만 키워

[김병윤의 축구병법] 논란과 의혹 해소 안돼

2024-09-25     김병윤

국민과 축구인, 축구팬들의 지대한 관심을 모았던 대한축구협회(KFA)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 현안 질의가 24일 10시간 30분 동안 진행 된 끝에 종료됐다. 하지만 그동안 잇달아 제기된 KFA 운영 논란과 의혹을 해소 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공분만 더욱 키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현안 진의에 출석했던 KFA 증인은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전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표팀 홍명보 감독 등 4명이다.

24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한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들은 문체위 여야 의원 구분없는 한목소리의 KFA 운영은 물론 절차, 과정을 무시한 불공정 문제 질의에, 한결같이 국민과 축구인, 축구팬들의 정서에 반하는 변명과 핑계로 일관했다. 의원들이 질의한 대부분 사항은 이미 국민과 축구인, 축구팬들이 인지하고 있는 사항으로서, 증인들의 이해와 더불어 공감 능력의 답변이 요구됐다.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축구가 KFA 최고위 수뇌부의, 사유화와 더불어 영달을 위한 전유물이 아니라 국민스포츠라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이임생, 정해성, 홍명보 감독은, 의원들의 질의에 이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참고인으로 출석했던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의 말과 같이, '딴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답변으로 일관하며 급기야 또 다른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자업자득' 출석에 그쳤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KFA의 국회 현안 진의는 매우 중요했다. 따라서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이임생, 정해성, 홍명보 감독의 공식적인 자리에서 언어 구사 능력도 관심사 중 하나였다.

그러나 정몽규 회장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의 언어 구사 능력은, 리더로서의 품격을 의심케 하는 실로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물론 의원들의 질의는 객관적인 제보와 제출된 서류에 국한되어, 의도하는 명쾌한 답을 도출해 내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여기에 전문성 부족으로 증인들에게 망신주기도 없지 않았다. 그렇지만 처음으로 열린 KFA의 현안 진의에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져 다른 한편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다.

이는 우선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건립중인 천안시축구종합센터(NFC)의 명칭을 'HDC 아레나'로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정몽규 회장 사인 현대산업개발 출신이 현장 소장에 배치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정몽규 회장의 KFA 사유화 의도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 때문에 천안시의 NFC 건립 사업을 위한 1,894억원 시.도 예산 투입(2022 예산 편성)으로 인한, 축구장(4면), 풋살장(4면), 테니스장(5면), 족구장92면) 그리고 다목적 체육관, 수영장 헬스장, 축구역사박물관, 웰빙트레킹 건립은, 그 상징성과 의미성은 자연히 퇴색되며 천안시는 오직 KFA 들러리 신세로 전락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천안시가  NFC 건립 사업에 이 같은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는 목적은, 천안 시민을 위한 생활체육 및 여가 문화시설 확충으로 인한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스포츠 관광사업 육성으로 인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시정에 기반한다. 그렇다면 KFA는 천안시축구종합센터 건립에 HDC와 정몽규 회장의 의도는 배제되어야 하며 오직 축구종합센터 명칭은 '천안시축구종합센터'로 명명되어야 만 마땅하다.

또한 KFA와 프로축구 중계권 계약건에 홍명보 감독과 밀접한 친분 관계에 있는 '팀투웰브'라는 회사와의 체결로 인한 '팀투웰브'사가 중계권료 재판매로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이 새롭게 밝혀진 KFA의 불합리성은 홍명보 감독 선임 건과 함께 특혜로 받아들여 지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KFA는 이번 문체위의 현안 진의에서, 의원의 지적과 같이 "계모임, 동호회보다 못한 무능, 무소통, 무기력하다"라는 인식만 심어줬다.

한편으로 정몽규 회장의 "심사숙고 하겠다" 홍명보 감독의 "중요한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있다"라는 답변은, 여야 의원들의 집중포화였던 핵심 사퇴 표적을 피한 화살이었고 또한 겁박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이례적으로 명예를 내세우며 퇴진을 밝혀,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앞으로 이의 실천 여부에 따른 KFA의 변화가 어떻게 나타날지 뜨거운 감자로 대두됐다.

국회 문체위도 못 푼 KFA 의혹은 이제 정부 부처인 문체부의 10월 2일 감사 결과 중간 발표와, 정몽규 회장의 차기 국정감사 증인 출석에 국민과 축구인, 축구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KFA는 이번 국회 문체위 현안 질의에 한 방의 스모킹건을 피했다고 자위해서는 안 된다. 이는 KFA를 향한 감시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국회와 문체부 뿐만 아니라, 국민과 축구인, 축구팬들의 KFA를 바라보는 시선이 헛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