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지금은 주목받고 싶지 않다"

[서울=뉴스프리존]정병일 기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지금은 주목받고 싶지 않다"면서 "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스웨덴 공영방송인 SVT가 지난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SVT는 한강 작가가 수상 발표후 서울의 자택에서 처음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평화롭고 조용히 사는 것을 좋아한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0일 스웨덴 한림원 관계자인 마츠 말름으로부터 전화가 왔을 때 "장난 전화인 줄 알았다"면서 "나중에 진짜였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이후 언론을 접촉하고 싶지 않았다면서 기자회견을 하거나 큰 잔치를 열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부친인 소설가 한승원씨가 딸이 세계 정세를 감안해 회견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는 기자의 질문에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수상 발표 다음날) 아침에 전화통화를 했을 때 동네에서 큰(huge) 잔치를 하겠다고 했다. 나는 그게 싫었고 아버지에게 그러지 마시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에 많은 트러블이 있고 우리는 좀 더 차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렇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 작가는 "나도 축하는 하고 싶었다. 그래서 아들과 카모마일 차를 마시며 축하했다"면서 그러나 "글쓰기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SVT는 한 작가가 노벨상이 자신에게 어떤 변화도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1년에 소설 한 편씩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작별하지 않는다'를 완성하는데 7년이 걸렸다"면서 "시간을 들여 글을 쓰고 있고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작가는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와 관련해 '끔찍한 역사적 사건에 직면해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느냐'는 질문에 "역사는 반복되는 것 같다"며 "언젠가는 과거로부터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가 살인을 멈춰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배운 것 가운데 아주 분명한 결론이다"고 말했다.

한 작가는 스웨덴 한림원측에서 시상식에서 발표할 수상 소감을 준비해달라고 했다면서 "현재 집필중인 소설을 마치는대로 에세이(강연문)를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작가와 SVT의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