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쿠웨이트 필승 해법은

[김병윤의 축구병법] 강한 압박과 집중력 유지

2024-11-09     김병윤

3승 1무(승점 10) 무패 가도를 달리며 B조 선두에 올라있는 홍명보호가 14일 쿠웨이트시티의 자베르 알 아흐메드 국제 경기장에서 쿠웨이트를 상대로 2026 북중미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5차전을 갖는다. 쿠웨이트는 현재 무승의 3무 1패(승점 3) 성적으로 팔레스타인에 이어 조 5위에 올라 있다. 이런 양 팀의 전적과 순위는 곧 홍명보호의 객관적 우위를 나타내 준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이유는 원경 경기가 갖는 장시간 비행과 시차 및 기후 적응, 그리고 컨디션 조절과 함께 홈 관중의 응원 등과 같은 핸디캡과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쿠웨이트는 1970년대 부터 2000년대 초까지 아시아 최강팀이었지만 이후 급격한 쇠락의 늪에 빠져 FIFA 랭킹 135위에 랭크되어 있는 가운데 이번 3차 예선 4경기를 통하여 약체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지난 4차전 이라크전에 출전한 홍명보호(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따라서 3차전 요르단을 2-0으로 꺾고 선두에 올라선 홍명보호의 낙승이 예상된다. 4차전까지 홍명보호는 득 7, 실 3로 경기당 평균 득점 1.75, 실점 0.75점을 기록한 반면 쿠웨이트는 득 3, 실로 경기당 평균 득점 0.75, 실점 1.75점으로 홍명보호와는 공수 모두에서 한 수 아래다. 이는 분명한 선수 개인과 팀 전력 차이를 나태내 주는 지표가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홍명보호는 필승을 위해 전략적 접근을 해야한다.

지난 7월 쿠웨이트 지휘봉을 잡은 후안 안토니오 피찌(56.아르헨티나) 감독은, 4경기 동안 홈과 어웨이 경기에 관계없이 일괄되게 5-4-1 포메이션 카드를 꺼내들고, 후세인 이슈카나니(알 살미아)를 비롯한 양쪽 측면 역습을 위주로 최전방 유세프 마제드(알 쿠웨이트)와 유세르 나세르(알 카디시아)를 최대로 활용하는 방식의 공격 패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선수 능력 부족과 공격 패턴의 단조로움으로 극심한 결정력 부족을 드러내고 있다.

수비 또한 쿠웨이트 축구가 전통적인 피지컬에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파하드 알 하즈리(알 카디시아)를 중심으로 한 수비라인의 조직력은 취약해 4차전 오만과의 맞대결에서 대량 실점(0-4 패)에 이어 4차전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해서도 2골을 허용하며 첫 승 사냥에 실패했다. 따라서 홍명보호는 쿠웨이트의 취약점 분석에서 현실적 접근을  해야한다.

쿠웨이트의 2경기 6실점은 수비 조직력 취약성을 보여주지만 상대의 강한 압박 전술이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홍명보호의 쿠웨이트전 필승 해법 역시 선발 라인업 구성에 의한 전술, 전략 구사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으로 강한 압박전술이어야 한다. 전력 우위 팀에게도 여전히 어려운 것이 원정 경기다.

이런 리스크를 안고 있는 홍명보호에게 쿠웨이트전의 경기 초반 선제골은 필승의 지름길이 아닐 수 없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홍명보호에게도 약점은 있다. 그것은 2차전 오만(3-1 승)과 안방 경기였던 이라크(3-2)전에서 경기 지배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실점을 허용했다는 점이다. 이는 수비 취약성 이전에 집중력 유지 실패로 간주된다.

홍명보호는 쿠웨이트의 모래바람을 잠재우면 11연속 FIFA 월드컵 본선 진출의 8부 능선에 오르게 된다. 그만큼 쿠웨이트전의 필승에 대한 간절함은 어느 경기보다 높다. 그 간절함이 보상받으려면 강한 압박과 집중력 유지가 필수적이다. 홍명보호가 이 두가지 조건을 충족시킨다면 어떤 선발 라인업에도 쿠웨이트는 희생양이 될 수 밖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