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각, 지명자들 자질 문제로 ‘삐걱’
낙태권 지지 지명자에 공화당내 반발 일부 지명자들 성추문에 연루 상원의 인준투표에 변수로 부상 상원 통과 못하면 지명자 바꿔야
[서울=뉴스프리존]정병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새 정부 각료 후보자들로 의외의 인물들을 지명하면서 상원의 인준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일부 지명자에 대해선 공화당내에서 반발이 나타나고 일부는 성추문 등으로 과거 부적절한 행적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장관 지명자들이 상원의 인준투표를 통과하지 못하면 트럼프 당선자는 다른 인물을 지명해야 한다.
미 상원에선 현재 지난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진 선거에서 공화당이 52석을 확보해 48석의 야권보다 우위에 있지만 여당내 반발이 진정되지 않으면 인준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5일(현지시각)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부대통령이었던 마이크 펜스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보건복지부(HHS) 장관 취임을 막아달라고 공화당원들에게 공개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케네디 지명자는 백신이 자폐증과 관련 있다고 주장하는 등 유별난 백신 음모론자여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는 적당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케네디 지명자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주장하면서 그가 공화당의 전통적 입장과는 달리 낙태에 찬성해왔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펜스 전 부통령은 14일 성명을 통해 "케네디는 그동안 임신중절을 옹호해왔다“며 ”역사상 임신 중절을 가장 지지하는 공화당 출신 HHS 장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천만 명의 생명을 존중하는 미국인을 대신해 상원 공화당원들에게 이 지명을 거부하고 생명의 신성함을 존중하는 지도자를 HHS 장관으로 임명해 줄 것을 정중히 촉구한다"고 했다.
매트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의 경우는 윤리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는 그동안 미성년자와의 성매매 혐의가 제기돼 법무부와 하원 윤리위원회의 조사를 받아왔다. 그는 이런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법무부도 조사를 마친 뒤 기소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 ABC방송은 15일 하원 윤리위 조사에서 게이츠 의원이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갖는 것을 봤다는 한 여성의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두 명의 여성 증인을 대리하고 있는 조엘 레퍼드 변호사는 ABC와의 인터뷰에서 “내 의뢰인중 한 명이 맷 게이츠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갖는 것을 목격했다고 하원 윤리위원회에 증언했다”고 밝혔다.
ABC 방송은 전날에도 한 여성이 하원 윤리위에서 17세 여고생이었을 때 게이츠 의원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증언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게이츠 지명자는 이에 대해 “조작된 것이며 거짓 증언”이라고 주장했다.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에 대해는 지난 2017년 캘리포니아 몬터레이의 한 호텔에서 한 여성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현지 경찰로부터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 보도했다.
이런 사실은 헤그세스가 장관 후보로 지명된 뒤 당시 사건 피해자의 친구라는 익명의 여성이 트럼프의 인수위원회에 제보한 데 따라 알려졌다.
당시 몬터레이 경찰은 조사후 헤그세스를 기소하지 않았고 제보자는 헤그세스가 피해자와 비밀유지 계약을 했다고 주장했다고 WP는 전했다.
국가정보국장으로 지명된 털시 가바드 전 의원도 상원 인준이 불투명한 것으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민주당원이었던 그는 탈당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캠페인의 유명 인사를 거쳐 공화당원으로 변신했다.
가바드는 독재자로 불리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르를 옹호하고 러시아의 주장에 동조하는 등의 행보로 비판을 받아왔고 국가정보국을 운영하기엔 역량이 부족하고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