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나마 운하 반환 요구할 것”

파나마 “1㎡도 안돼”

2024-12-23     임형섭 객원기자

[서울=뉴스프리존]임형섭 객원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에 이어 파나마 주권을 무시하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우방과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사진=AFP, 연합뉴스)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을 지지하는 보수 청년 조직 ‘터닝포인트 유에스에이’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개최한 행사 연설에서 “파나마가 부과하는 통행료는 터무니없고 매우 불공평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파나마에 운하의 소유권을 넘긴) 관대한 기부의 도덕적, 법적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신속하고 의문의 여지없이 반환을 요구할 것이다”라며 “파나마 관리들은 이런 점을 유념하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미국이 파나마에 운하 소유권을 “어리석게도 줘버렸다”라면서 “미국이 파나마에 베푼 특별한 관대함”을 고려하면 미국 선박 통행료는 더욱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핵심적 국가자산”인 파나마운하가 “적의 수중”에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말했는데 이는 홍콩에 기반을 둔 중국 업체가 파나마운하와 인접한 5개 항국중 2개를 운영하는 상황을 두고 이 운하가 중국 소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에도 SNS에 같은 주장의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싱기포르 화물선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모습(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대국민 연설에서 “파나마운하와 그 인접 지역은 파나마 국민의 독점적 재산”이라며 “단 1㎡도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물리노 대통령은 이어 파나마의 독립은 협상할 수 없으며 중국은 운하 행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새 행정부와 존중하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며 양국이 불법 이민과 마약,조직범죄 등의 문제에 대해 협력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나마운하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운하로 미국이 1914년에 완공했다. 이 운하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오가는 선박들이 남미 대륙 끝까지 돌아 이동해야 하는 바닷길을 크게 단축시켜 미국 등에 상업적으로 군사적으로 상당한 이점을 안겨주고 있다. 미국은 지난 1999년에 이 운하를 파나마에 완전히 반환했다.

미국 선박 통행료를 깎아주지 않으면 파나마운하의 자국 반환을 요구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말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이 운하에 대한 통제권을 어떻게 되찾으려 할지는 알 수 없으며 그가 운하 반환을 추진하기로 결정하더라도 국제법에 따라 상환 청구권이 없다고 지적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주요 동맹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트럼프는 이웃 나라 캐나다에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혀 마찰을 일으킨 뒤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주지사로 묘사하며 캐나다의 주권을 무시하기도 했다.

또 첫 임기동안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구입하는데 관심을 표명한데 이어 이날 덴마크 대사로 켄 하워리 전 스웨덴 대사를 발표하는 성명에서 이같은 구상을 다시 언급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트루스 소셜에 “전 세계의 국가 안보와 자유를 위해 미국은 그린란드의 소유와 통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