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위에 군림하는 민주당 제천.단양協...의회 역할 비하 '논란'
제천 행정사무감사 중 소집 동원령...'행감 다 필요없고 비상소집이 우선' 부득이 참석 못한 의원 자격 시비...'일개 당원만도 못한 선출직 필요없다' 민주의원들 '김수완 의원의 윤리위 회부도 당 소집 불참과 무관치 않다' 성토
[ 이슈속으로=뉴스프리존]박종철 기획취재본부장=
(제천.단양 지역위원장)"....행감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비상상황이니까 다 올라오라고 지난 번에 얘기 했는데 들은척도 안하고..."
(A의원) "...행감같은 부분은...
(위원장)"...행감도 필요없다고 당에서 비상소집을 한 거라고 계속..."
(A의원)"..의원들은 입장은 그런게 아니잔아요..."
(지역위원장)"...아 그러니까 행감같은 거 필요없다고 지역위원장 명의로 그렇게 얘기했잔아..."
지난 12월 6일 제천시 2024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가 있던 날 제천시의회 A의원과 전원표 제천.단양지역협의회장이 나눈 대화 중 한 대목이다.
물론 대화의 일부분이지만 지역위원장의 입에서 '행감 같은 거 필요없다"는 거침없는 말은 가히 충격적이다.
직역하면 기초의원의 1년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인 행정사무감사 업무는 당 소집에 응하는 것에 비해 하찮은 일이라는 말이다.
다시말해 지역의원의 제1의 역할은 당에 충성하는 것이고 의원 본연의 책무는 그 다음이라는 말이나 다르지 않다.
다른 사람도 아닌 민주를 표방하는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표현이다.
A의원은 이에 대해 "지난 4일 발령된 민주당 비상소집 동원령에 제천.단양 의원들이 대거 불참한 것에 대해 전 위원장이 불참한 의원들을 향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당시 전 위원장은 4일 시,군의원 단톡방에 "행감기간 일지라도 국가의 위기상황을 감안, 전원 12시까지 국회로 집합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공지를 했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이 회기중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4일)은 제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마지막 날로 2024년 행정사무감사의 마침표를 찍는 년 중 가장 중요한 회기일이다. 단양군의회도 주요사안을 다루는 회기중이었다.
A의원과 전 위원장의 6일 통화에서 전 위원장이 반복적으로 '행감같은 거 필요없다..."고 말하면서 당 소집에 불참하는 A의원을 질책한 것도 의회 회기중이란 이유로 의원들이 소집 불응한 것을 싸잡아 질책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 날 통화 내용에는 "너 정신있어 없어" "니들 멋대로 하고 나한테 뒤집어 씌우냐"는 등 A의원을 무시하고 하대하는 막말도 있다.
지역 유권자가 선택한 주민의 대표에게 거침없이 반말과 하대를 한다는 것은 지역주민을 무시하고 하대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처사로 비춰질 수 있다.
이에 앞서 전 위원장은 4일 당 소집에 불응한 제천.단양 의원들에게 단톡방을 통해 "시,군 의원들이 당의 비상상황 소집에 응하지 않는 것은 당의 뱃지를 달고 있는 본분을 망각하는 것이다. 분명히 경고 하지만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보복성이 의심되는 메세지를 올렸다.
이에 더해 "다음에 선출직에 나가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모든 부름에 불응 하려거든 탈당하라. 그리고 이 방을 나가라. 일게 당원만도 못한 선출직은 필요없다"는 메세지도 함께 올렸다.
전 위원장의 메세지 게시 후 민주당 제천.단양 의원 2명이 의원단톡방을 나갔다.
이에 대해 해당 의원들은 "한 번이라도 당의 소집에 불응하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겠다는 협박이나 다름 없는 말이다"면서 "이는 지역위원장이 의원들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고 있는지 그리고 전 위원장이 마치 왕처럼 의원들 위에 굴림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고 개탄한다.
한 의원은 "전 위원장의 표현 중 '일개 당원'이라는 표현을 한 것만 보더라도 당원들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고 꼬집었다.
한편, 제천.단양 민주당 의원들은 "전 위원장이 김수완 의원을 '공동의견서' 작성의 주범으로 몰아 충북도당 윤리심판위원회에 징계청원한 것도 김 의원이 당 소집 요청에 일부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한 보복성 의도도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제천.단양 5명 공동명의로 올린 '공동의견서'를 마치 김 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판단해 김 의원만 윤리심판위원회에 징계청원을 했다는 것은 몇차례 소집에 불참한 김 의원이 전 위원장에게 낙인찍혔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김수완 의원은 4일 전 위원장의 "당의 비상소집이 의결됐다. 행감기간 일지라도 국회로 집합해 주기 바람"이라는 요청에 대해 "저는 의회를 지키겠습니다"라며 불참을 통보한 바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충북도당 윤리심판위원회의 김수완 의원 제명 결정에는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즉, "충북도당 윤리심판위원회가 김 의원이 공동의견서를 작성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하려면 적어도 공동의견서에 서명한 나머지 4명 의원들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검증이 있었어야 하지만 심판위는 일체의 조사 없이 서둘러 김 의원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고 지적했다.
동료 의원들의 입에서 "김 의원이 전 위원장의 지시에 따르지 않은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한편 지난 11일 제천 세명대 교수 49명이 시국선언 한 것에 대해 제천의 한 인터넷 메체가 이를 보도하자 전 위원장은 이에 대해 단톡방에 '뒷북? 아쉽지만 그나마 다행입니다'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사진=독자제공)
이를 두고 "당시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이 가결되지도 않은 상황이고 지역 대학 교수들의 시국선언에 대해 '뒷북'이란 표현을 한 것은 지역위원장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몇몇 지역원로는 "전 위원장의 당을 이끌어가는 방식과 태도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듯해 안타깝다"면서 "리더가 자신의 주장과 생각을 관철시키려 할 수록 당원들은 더 멀리 달아난다는 이치를 깨달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민주당 한 진성당원은 "전원표 위원장은 지역당원들과의 화합과 발전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중앙당에 충성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눈도장 찍기에 바쁘다"면서 "자기 정치인생의 앞날을 위해 모든 당원과 의원들을 도구로 이용하는 자기정치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번 김수완 의원 제명사태 및 전 위원장과 의원들의 갈등 국면은 그동안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던 '기초의원 정당 공천제 폐지' 여론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한편, 김 수완 의원은 충북도당 윤리심판위가 결정한 '제명' 의결에 불복, 24일 당원 963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중앙당 윤리심판위원회에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원서에는 민주당 제천.단양 의원 대부분이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당이 충북도당 윤리심판위원회의 김수완 의원에 대한 '제명' 의결을 어떻게 받아들일 한 번 지켜보자.
※ 본 기사는 A의원과 전원표 위원장의 통화내용을 입수해 작성했으며 일부 민주당 의원들 및 당원과의 인터뷰 내용에 기초했음. 기사의 본질이 민주당 및 당원을 비판하고자 함이 아닌 지역정치의 모순을 지적하고 바로잡고 자 함인 바, 기사의 내용과 다른 의견이 있는 독자께는 심심한 사과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