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린란드, 파나마에 군사 강압 배제 안해"
캐나다 미국 편입, 나토 분담금 인상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등 잇딴 주장 "19세기 제국주의자” 비판
[서울=뉴스프리존]임형섭 객원기자= 오는 20일 백악관에 돌아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파나마 운하와 덴마크령인 그린란드 문제와 관련해 군사.경제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를 미국의 주로 편입시키겠다고 말하고 유럽연합의 북대서양기구(NATO,) 동맹국들에게 훨씬 더 높은 국방비 분담을 요구하며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바꾸겠다는 등 공격적인 외교정책을 벌써부터 펼치기 시작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7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연 두 번째 기자회견에서 최근 관심을 피력한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의 통제권 확보를 위해 군사 또는 경제적 강압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세상에 확신시킬 수 있냐는 질문에 “아니요, 그 둘 중 어느 것에 대해서도 확신시킬 수 없다. 하지만 경제적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그것(군사 또는 경제적 강압수단 사용 배제)을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린란드 주민들이 독립 및 미국으로의 편입을 투표로 결정하는 경우 덴마크가 그것을 방해하면 매우 높은 관세를 덴마크에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이런 발언 직전 그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그린란드를 사적으로 방문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덴마크는 이에 대해 자국의 자치 지역인 그린란드를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늦게 “우리는 가까운 동맹국이자 파트너인데 재정적 수단을 놓고 서로 싸우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지난달 파나마 운하 사용료 인하를 요구하며 파나마에 운하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도 그는 파나마가 미국에 과도한 운하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파나마 운하 문제를 현재 그들(파나마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뒤 “그들은 협정의 모든 면을 위반했고 도덕적으로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인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하비에르 마르티네스 아차 파나마 외무장관은 이날 “운하를 통제하는 유일한 나라는 파나마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트럼프의 위협에 맞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는 또 캐나다 상품에 대한 미국의 지출과 바이든 정부의 캐나다에 대한 군사 지원을 비판하면서 미국은 이를 통해 어떠한 이익도 얻지 못한다고 말했고 두 나라 사이의 국경을 “인위적으로 그어진 선”이라고 지칭했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의 멜라니 졸리 외무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우리 경제는 강력하다. 우리 국민은 강력하다. 우리는 위협에 직면해 결고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은퇴한 미국 외교관으로 현재 대서양협의회 싱크탱크 소속인 대니얼 프라이드 전 대사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발언이 국력을 영토확장으로 묘사한 것이라며 그를 “19세기 제국주의자”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그린란드를 점령하면 “나토가 파괴될 것”이라며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만 이름을 바꾸겠다고 한데 대해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30년 후에 우리가 서로 만난다고 해도 멕시코만은 여전히 멕시코만으로 불릴 것”이라며 멕시코 정부는 논쟁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은 지난해 11월 5일 치러진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이후 두 번째 회견이자 전날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대선 결과에 대한 인증 절차가 종료된 뒤 처음 열린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회견에서 자신을 형사 고발한 데 대해 잇달아 불평했는데 그 중에는 포르노 스타에게 돈을 지불한 것과 관련해 사업기록을 위조한 혐의에 대해 트럼프에게 선고를 내릴 예정인 뉴욕 판사에 대한 공격도 포함됐다.
뉴욕 항소 법원은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그의 형량 선고중단 요청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