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D 대체 SSD 수출, 美 폭증 中 급감

작년 98%↑, 美 48%·中 18% 비중 美 데이터센터 건설 붐 수요 증가 中 범용 메모리 중심 '반도체 자립' 미중 '반도체 전쟁' 초래 시장 재편

2025-01-09     이정우 기자

[서울=뉴스프리존]이정우 기자=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SSD(Solid State drive)의 대미수출이 지난해 급상승한 반면 대중수출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AI시대 초고용량 서버SSD를 위해 생산한 ‘1Tb(테라비트) QLC(Quad Level Cell) 9세대 V낸드’ 제품. (사진=삼성전자 제공)

SSD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기억하는 비휘발성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만든 데이터 저장 장치다. 일반 소비자용과 서버용에서 모두 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만든 메모리반도체의 한 종류임에도 수출 통계에서 메모리반도체와 별도로 집계해 관리할 정도로 비중이 큰 품옥이다. 

9일 한국무역협회의 무역 통계 시스템인 'K-stat'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한국의 SSD 수출액은 93억7천만달러(약 13조6천억원)로 2023년 같은 기간보다 98% 증가했다.

2020년대 들어 우리나라 SSD 수출은 미국과 중국(홍콩 포함)에 대한 규모가 대체로 비슷했다. 한데 지난해 미국 비중이 가파르게 늘어난 데 비해 중국 비중은 급감하는 변화를 보였다. 

지난해 1∼11월 대미 수출은 44억7천9백만달러(약 6조5천330억원)로 그 비중이 2020년 39.1%에서  47.8%로 커졌다. 같은 기간 중국·홍콩 수출은 17억6천5백만달러(약 2조5천744억원)비중은 34.4%에서 18.8%로 낮아졌다.

특히 홍콩을 제외한 중국 본토 수출이 8억7천만달러(약 1조2천690억원)로 그 비중이 23.2%에서 9.3%로 14%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대미 수출 급증은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에 따른 SSD 수요가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에 미국의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규모가 커지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고용량·고성능 eSSD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래픽=연합뉴스)

대중 수출 급감은 범용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중국의 '반도체 자립' 움직임이 구체화한 것이 주요한 원인이다. 중국 시장에서 사양이 낮은 개인용 SSD를 중심으로 중국 업체들의 판매가 늘어난 것이 대중국 SSD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된다.

중국 반도체 기업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낸드플래시를 양산하면서 범용 제품 위주로 자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첨단 제품 생산 기술력도 점차 갖춰가는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캐나다 반도체기술분석기업 테크인사이츠는 YMTC의 소비자용 SSD를 분해한 결과 내부에서 160단의 512기가바이트(GB) TLC(Triple Level Cell) 메모리 칩이 발견됐다며 YMTC가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큰 도약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SSD 수출 시장 변화는, 미중 '반도체 전쟁'이 초래한 세계 시장 재편 국면에 AI 혁명을 선도하는 미국의 반도체 수요 급증과 주요 글로벌 IT 제조 기업의 탈중국 흐름 등을 배경으로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권 비중이 작아지고 미국 비중이 높아지는 흐름과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