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극우 반발 속 휴전안 승인 추진
17일(현지시각) 내각 투표 예정
[서울=뉴스프리존]임형섭 기자=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 휴전협정에 대한 극우 연정의 강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휴전안 승인을 추진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일부 합의를 파기했다며 내각 소집을 연기하면서 휴전안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하루 늦은 17일(현지시각) 내각 투표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BBC, AFP 통신 등은 이스라엘이 이날 휴전안 승인을 위한 내각 회의를 소집한다고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당초 전날 오전 내각을 소집해 투표를 예정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하마스가 추가 양보를 얻으려고 합의의 일부를 어겼다고 비난하면서 내각 소집을 연기한 상황이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하마스가 합의에서 후퇴하고 마지막 순간 위기를 조성해 합의를 막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멘서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하마스의 새로운 요구 사항은 이스라엘군이 지난해 5월에 점령한 이집트와 국경을 접한 필라델피 회랑에 이스라엘군을 배치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이러한 주장을 부인했으며 고위 관리인 이자트 알-리쉬크는 “중재자들이 발표한 휴전 협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도 “미결된 부분을 마무리하고 있다”면서 19일 휴전이 시행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연정의 파트너인 아리예 데리 샤스당 대표는 16일 저녁 “모든 장애물이 극복돼 합의가 진행중이라고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언론들도 내각이 17일 회의를 열어 승인할 것으로 예상되며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해당 문제는 해결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발표와 달리 휴전협정 승인이 늦어지는 것은 네타냐후 정권의 불안정한 내각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스라엘의 안보장관인 이타마르 벤 그비르는 휴전협상이 성사될 경우 연정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벤 그비르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성립되고 있는 거래는 무모한 거래”라고 비난하면서 “전쟁의 성과를 지워버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이 속한 종교 시온주의당도 이날 합의가 영구적 종전으로 이어진다면 연정을 떠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스모트리히 장관이나 벤 그비르 안보장관 등 극우 성향 각료들이 내각을 떠나면 연정이 붕괴돼 조기 총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눈치도 봐야하는 처지다.
트럼프 당선인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평화 특사를 파견해 네타냐후 총리에게 휴전 합의를 압박하고 있다. 더욱이 트럼프는 자신의 대선 승리만으로 중동의 난제가 풀리고 있다는 취지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전직 고문이자 대변인이었던 정치분석가 아비브 부신스키는 “네타냐후가 트럼프에 의해 궁지에 몰렸기 때문에 이번 합의를 파기할 힘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스라엘 야당 지도자 야이르 라피드는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에 올린 글에서 총리에게 “인질협상에 필요한 모든 안전망을 확보할 것”이라며 야당 의원들이 인질 송환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우파정부가 무너지면 중도 연립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극우 각료들이 연정 탈퇴 위협을 실행에 옮기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벤 그비르 안보장관은 장관직을 사퇴하겠다고 경고했으나 연정 탈퇴를 언급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