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돌파구 마련되나
양측, 예상보다 우호적 분위기 틱톡 매각 고리로 거래 가능성
미국 트럼프 신정부의 출범에 따라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될 것으로 세계가 우려하고 있으나 의외로 우호적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를 미뤘고 중국 측은 화해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미 블룸버그 통신은 22일(현지시각) 딩 쉐샹 중국 부총리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온건한 어조로 무역을 재조정하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딩 부총리는 21일 연설에서 중국은 수입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무역 흑자를 추구하지 않는다. 균형 잡힌 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더 경쟁력 있고 양질인 제품과 서비스를 수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발언들은 트럼프 1기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17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WEF에서 했던 연설과는 다른 기조를 보여준다. 당시 시 주석은 중국 국가원수로는 처음 나선 WEF 연설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정면으로 비난하고 무역전쟁은 미중 양측 모두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일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사상 최고위급인 한 정 부통령을 파견했고 그는 일론 머스크 등 미국 기업인들도 만났다. 취임식 전 주말엔 트럼프 당선인이 시 주석과 4년만에 전화통화를 한 뒤 "매우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취임전 중국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10%를 언급했고 관세부과 조치에 앞서 연방기관들이 1기 정부시절 중국의 관세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특히 그는 중국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 '틱톡' 매각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26일로 예정돼 있던 미국내 사용금지 조치를 75일간 연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가 틱톡 아메리카를 미국 회사에 매각하는 거래를 승인하지 않는다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를 한다면 1조달러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런 부드러운 분위기가 베이징에서 2차 무역전쟁을 피할 수 있는 협상이 가능할 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다시 불러일으켰다면서 이제 문제는 양측이 어떤 종류의 거래를 받아들일 것인가다고 지적했다.
조밍하오 상하이 푸단대 국제학연구소 교수는 "양측이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신중한 낙관론이 감지된다"고 FT에 말했다. 그는 "하지만 트럼프와 베이징이 서로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잘 맞아떨어질 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