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제 유가·금리 내리라" 요구
다보스포럼 영상 연설 OPEC에 산유량 확대 촉구 "금리도 인하해야" 주장 관세 위협도 되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유가와 금리의 인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영상 연설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에게 "산유량을 늘려 석유가격을 낮추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내려간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즉시 끝날 것"이라며 "지금은 유가가 높아서 전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OPEC 국가들이 현재 산유량을 늘리지 않는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유가가 떨어지면 물가상승률이 떨어지고 금리도 낮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과거 1기 집권 때도 OPEC 회원국들에게 석유 증산을 압박했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산유국들이 지난 2022년 결정된 생산 감축을 천천히 풀기 위해 지금까지 신중한 움직임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요구에 귀를 기울일지는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유가가 낮아지면 "(미국 중앙은행에) 금리를 즉시 인하하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첫 임기 동안에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중앙은행은 정치적 고려나 압력에 관계 없이 경제에 가장 좋은 방향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맞섰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지금까지 비난해 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WEF에 모인 세계 지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유럽연합을 대놓고 비판하고 보편관세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기술대기업들에 대해 유럽연합(EU)이 자체 규제법에 따라 물리는 과징금에 대해 "그것은 일종의 과세"라면서 "우리는 EU에 대해 매우 큰 불만이 있다"고 직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 다국적 기업에 대해 다른 나라 정부가 세금을 '차별적으로' 물리면 미국내에서 활동하는 해당 국가 기업들에게 두 배의 세금을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관세와 관련해서는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여러분의 권리"라면서 "그러면 아주 간단히 말해서 여러분은 관세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공정성 뿐"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워싱턴과 베이징의 긴장 관계를 전임 바이든 정부가 초래했다고 비난하면서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도움을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중국과 동등한 경쟁 환경을 추구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은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