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이 얼린 비트코인, 10만$ 무너져

美, 캐나다·멕시코·중국에 관세 도발 보복관세 맞대응 세계 자산시장 냉각 비트코인 9만7천$·이더리움 2천9백$ '트럼프 코인' 발행 트럼프에 부메랑?

2025-02-03     이정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의 방아쇠를 당겨 전 세계가 통상 분쟁에 대한 우려와 긴장에 휩싸이면서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10만달러 아래로 급락하는 등 시장이 얼어붙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가상자산 이미지. (일러스트=REUTERS)

가상자산정보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2일 오후 2시(미 동부시각)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0% 내린 9만7천759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도 3천달러 아래로 떨어져 9.9% 내린 2천979달러를 기록했고, 리플(15.0%↓)과 솔라나(12.1%↓), 도지코인(16.4%) 등 트럼프 당선 뒤 크게 올랐던 주요 가상화폐 대부분이 폭락에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31일 오전 10만5천달러대를 찍었다. 그 뒤 10만달러 중반대를 유지하다가 1일 밤 10시(미 동부시각)께부터 큰 폭으로 내려 10만달러선을 내줬고, 2일도 낙폭을 키웠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정대로 2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한 뒤 나타난 흐름이다.

3일 오전 11시23분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업비트 앱 갈무리)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4일부터 캐나다산 물품에 25%(석유와 천연가스는 10%), 멕시코의 모든 제품에 25% 관세, 중국 제품에는 10%의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즉각 1억550억 캐나다 달러(약 155조6천억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대응했다.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를 지시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3일 구체적 대응 계획을 발표한다.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방침을 밝힌 중국도 3일 10% 추가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를 밝힐 예정이다.

가상자산 전문매체인 <코인데스크>는 "미국에서 불법 이민자들을 대량으로 추방하는 정책과 함께 재개된 무역 전쟁은 인플레이션을 가중할 수 있으며,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트코인 가격의 약세는 이런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며 "시장에 위험자산 회피 신호를 주고 있다"고 풀이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가 2024년 7월27일 미국 테네시주 내시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REUTERS 연합뉴스)

관세전쟁이 세계 금융시장을 위축시켜 유동성이 악화되면 ‘트럼프 코인’과 ‘멜라니 코인’을 잇따라 발행하며 가상자산 시장에 직접 뛰어든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 손실이 부메랑으로 돌아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