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CEO 리스크...유럽 전역서 판매 급감

일론 머스크의 정치 개입 영향

2025-02-07     임형섭 객원기자

유럽에서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의 정치 개입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CEO가 지난달 20일 도널드 토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사진=AP, 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의 정치 개입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로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주요시장에서 테슬라 전기자동차 판매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독일 연방 자동차 운송청은 이날 테슬라가 1월에 1277대의 신차를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의 3900대보다 59.5% 감소한 것으로 2017년 7월이후 가장 낮은 월별 판매량이다.

1월 기준 독일의 전기 자동차 시장이 전년 대비 50%이상 성장하는 가운데 테슬라의 판매량 하락이 나타났으며 이에따라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도 14%에서 4%로 낮아졌다.

독일은 테슬라의 제조공장이 유럽내 유일하게 있는 국가로 미국과 중국에 이은 테슬라의 3번째 큰 시장이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의 앨리스 바이델을 지지한 것이 판매감소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5일 미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후보 유세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사진=AP, 연합뉴스)

테슬라는 지난달 독일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에서 두 번째로 큰 전기자동차 시장인 프랑스에서도 판매가 63% 급감했다. 프랑스에서 1월 테슬라 등록건수는 2022년 8월이후 최저치였다.

또 영국은 1월 전기자동차 판매가 42%급증했는데 테슬라만이 12% 판매가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일론 머스크가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머스크는 최근 유럽 극우 정당들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논란을 크게 빚기도 했다. 그는 독일 총선을 앞둔 지난달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에 독일대안당의 앨리스 바이델 당수를 초대해 75분간 토론을 벌였는데 여기에서 바이델 당수는 아돌프 히틀러가 사회주의자였다는 거짓 주장을 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말 독일대안당 집회에 영상으로 출연해 독일 국민들에게 나치 치하의 유대인 학살 행위를 언급한 듯한 발언을 했는데 “여러분도 알다시피 과거의 죄책감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다. 그걸 넘어설 필요가 있다”면서 “독일인으로서 자부심을 갖는 것도 좋다”고 말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같은 발언으로 독일에서는 “엘론이 미쳐가기 전에 이걸 샀어요”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의 주문이 넘쳐났다고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한 기업가가 말하기도 했다.

지난 2일 미국 워싱턴에서 일론 머스크 반대 시위를 하는 사람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또 브뤼셀의 관리들도 머스크의 정치 개입 이후 엑스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며 플랫폼에 추천 알고리즘에 대한 내부 문서를 넘길 것을 명령학기도 했다.

테슬라의 1월초 판매 부진은 모델Y의 조립라인 변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지난해말 매출을 늘리기 위해 판매를 앞당긴 탓에 유럽 시장에서 재고 부족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시장에서도 테슬라의 CEO 리스크가 판매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내 최대 EV시장인 캘리포니아주에서 지난해 4분기에 테슬라의 자동차 등록은 12% 감소해 5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캘리포니아주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카말라 해리스를 20%포인트 이상 더 지지한 곳이다.

이러한 CEO 리스크가 현실화되자 5일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3.58%떨어진 378.17달러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