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보험사 인수하면 이익 체력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
지분율 감안한 2개사 순이익 3385억원
우리금융그룹이 보험사를 인수한 뒤 이익 체력이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지분율을 감안한 동양·ABL생명의 합산 순이익은 지난해 3385억원으로 같은 기간 우리금융 지배 순익의 11%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3조860억원으로 금융지주 순이익 3위였던 하나금융(3조7388억원)과 약 6500억원의 격차를 보인 바 있다.
앞으로 예년과 비슷한 실적을 유지할 경우 전보다 10% 이상의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는 셈이다. 그룹의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이 98%에 이르렀던 수익 구조도 깨진다.
이에 더해 염가매수차익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염가매수차익은 인수 가격이 피인수회사 순자산보다 낮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당기 수익으로 인식한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러한 염가매수차익을 자기자본 공제에 포함되지 않는 한 주주환원 재원에 활용할 것으로 밝힌 바 있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할 당시 1조원 넘는 염가매수차익을 장부에 적용할 수 있었으나 이를 수익으로 인식하지 않고 회계상 영업권으로 반영했다.
김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2개사 합산 취득금액은 1조5493억원으로 지난해 말 2개사 순자산가치 2조2000억원을 하회한다”며 “명확한 차이는 보험계약에 대한 재측정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7000억원 가까운 차이가 소멸되지 않은 한 양(+)의 영업권이 발생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재 기준으로 염가매수차익을 정확히 산출하기는 어렵다. 사업결합에 대한 회계기준에 따르면 사업결합에서 취득한 보험계약과 재보험계약은 새출발 기준에 따라 회계처리해야 한다. 이는 모든 자산과 부채를 취득일의 공정가치로 재측정하는 것으로 2개사의 순자산가치는 이미 공시된 과거의 재무 데이터와 달라질 수 있고 외부에서 추정할 수 없다.
한편 증권사에 이어 이번 보험사 인수로 인해 투자금 소모가 있을 수 있으므로 보다 적극적인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자기자본 공제 제외 한도 내 범위에서는 투자금액에 대해 위험계수 250%로 RWA에 부과되므로 증가할 것”이라며 “시행세칙에 따르면 자기자본 계산시 규제대상 금융기관 자본에 보통주 10%를 초과해 투자한 경우 그 금액이 보통주자본에서 차감되나 보통주자본 10% 범위까지는 공제대상 금액에서 제외된다”고 전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자산 리밸런싱, 적정수준의 자산성장 등을 통한 RWA 관리 △환율 민감자산 등 고위험자산 감축 △유휴 부동산을 비롯한 보유자산 매각 등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자본비율 목표를 달성하고 중장기적으로 지속성장이 가능한 재무구조를 구축할 방침이다.
김 연구원은 “주주환원 여력 확대를 예상한다”며 “비유기적 이익 체력 증가가 주주환원의 재원을 증대할 뿐 아니라 취득시점의 CET1비율이 하락하더라도 다음 구간의 자본비율(12.5% 이상)에 도달하는 시점을 앞당길 것이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도 “지주회사 출범 이후 이번 보험사 인수를 통해 앞으로 우리금융지주의 성장과 수익 확대가 기대된다”며 “선제적 충당금 적립으로 향후 건전성대응능력 상승에 따른 올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도 유효하다”고 평했다.
우리금융은 중국 다자보험그룹으로부터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각각 인수하기로 했으며 계약은 7월 마무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