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일의 시사직격] 탈북민은 왜 윤석열의 내란을 비판해야 하는가
6월 3일은 대한민국의 새 대통령이 결정되는 날이다. 이번 선거는 무너진 한국 민주주의를 복원하는 의미도 있지만, 북한이탈주민들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누구인가?
북한이탈주민들은 북한 정권의 피해자들이다. 이들은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 가치를 대한민국에서야 처음 얻었다. 북한이탈주민은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와 정의를 믿고 이 땅에 정착했다. 따라서 북한이탈주민은 이 나라의 법치주의가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 저녁까지 대한민국은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나라이며, 국민의 권리가 보장되는 민주국가였다. 그러나 ‘자유’와 ‘인권’이라는 단어를 매일 같이 입에 달고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이 무장군인을 동원해 하룻밤에 자유와 인권을 짓밟았다. 참으로 위선으로 가득차고 무도한 정권이다.
북한이탈주민은 민주시민의 한 구성원으로, 자유와 인권이 훼손되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이를 더 이상 납득할 수 없다는 절박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무장한 군인이 도시를 활개하며 시민에게 총구를 들이대는 곳은 북한 하나로 족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계엄상태가 일상인 곳이다. 북한이탈주민은 정치적 억압과 인권 침해의 현실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다. 3대 세습 독재정권의 폭압을 온몸으로 맞았다. 국가의 폭력이 일상인 곳이 바로 북한이다. 독재자의 횡포가, 국가의 폭력이 일상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북한이탈주민은 폭정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북한이탈주민은 중국에서도 신변의 위협에 노출되어 중국에서 노예노동과 성폭력 등 온갖 폭력에 시달렸다. 그런데 국가폭력을 정당화 하는 계엄사태가 한국에서 발생했다는 것은 북한이탈주민들에게 또 다른 국가폭력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한국은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안전의 땅이다. 국가의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곳이다. 억눌렸던 감정을 쏟아내도, 정치인을 비판해도 신변에 위협을 받지 않는 안전한 곳이라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북한과의 가장 큰 차이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24년 12월 3일 밤, 귀를 의심케 하는 계엄령이 선포됐다.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의 내용은 공포 그 자체였다. 계엄사령부 포고령을 보면 경악스럽다. 현재 북한의 모습과 너무나 닮았기 때문이다. 계엄사령부 포고령을 보면 섬뜩하다. 현재 북한정권이 인민들에게 하는 짓과 거의 똑같기 때문이다. 계엄령은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무력으로 국민을 통제하는 상황을 정당화 한다.
북한은 주민들의 정치활동이 전면 금지된 곳이다. 오직 당과 수령을 충성해야만 살아남는 곳이다. 정부에 대한 비판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오직 독재자에 대한 찬양만 있을 뿐, 정치적 결사의 자유도 없으며 집회나 시위도 없다. 이는 흡사 계엄사령부 포고령 1항과 비슷하다. 글로벌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한다는 것은 곧 북한과 같은 상태가 된다는 의미이다.
북한은 출판의 자유도 없다. 그러니 읽을 자유도 읽을거리도 없다. 하루에도 수십 종 이상의 신간이 출간되는 대한민국에서 출판을 통제 받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포고령의 각 항목을 보면 하나같이 북한이 하는 작태들을 그대로 모방했다. 이러니 북한이탈주민들에게 계엄령은 과거의 트라우마와 공포를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계엄령을 비판해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계엄사령부의 포고령은 모든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장 없이 체포 및 구금할 수 있다는 내용은 독재시대로의 회귀이다. 북한이탈주민들은 극도의 국가폭력을 경험했다.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선포 행위를 강력히 비판해야 한다.
모든 국가의 폭력은 금지되어야 한다. 국가를 전복하려는 시도가 아닌 이상 개인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북한이탈주민이 계엄선포 행위을 비판해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정치적 억압과 인권 침해의 현실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북한이탈주민은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의 모습을 닮고자 하는 정치적 퇴행에 단호한 목소리를 보태야 한다.
국민을 향해 총을 들면 대통령도 감옥에 보낼 수 있는 나라, 바로 대한민국이 그런 나라임을 북한 주민들에게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만이 북한주민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다. 법과 정의가 살아 있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K-문화강국을 자랑하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정치적 반대자를 말살하려 했던 계엄선포 내란 행위자들을 단호하게 처벌해야 한다.
# 외부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