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반도체 호황 속 하반기 변동성 커...'성과급 룰' 모색"
이천캠퍼스서 임직원 '소통행사' 열어 곽노정 CEO "관세여파로 변동성 커져"
SK하이닉스가 올해 반도체 시황은 긍정적이지만 미국의 전방위적 상호관세 부과에 반도체 품목별 관세 가능성 등 하반기에는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SK하이닉스는 분기마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임직원의 이야기를 듣고 각종 경영 현안을 설명하는 '함께하는 더(THE) 소통행사'를 열고 있다. 이 행사는 SK하이닉스 국내 전 사업장에 생중계된다.
11일 <연합뉴스>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10일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이 소통 자리에서 "올 하반기에는 관세 여파나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해 곽 사장은 "올해와 내년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현재까지는 계획과 유사하게 가고 있으며 다 같이 합심해 (계획을) 달성하자"고 덧붙였다.
이상락 글로벌 세일즈마케팅(GSM) 담당 부사장은 "상반기 시황은 아주 좋았고 하반기도 비관적이진 않다"며 "우리의 경쟁력은 고대역폭 메모리(HBM)이며 기존 D램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글로벌 선도기업 엔비디아에 최신 HBM인 HBM3E(5세대)를 공급 중이며 이미 올해 물량을 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제품인 HBM4(6세대) 개발 경쟁에서도 한발 앞서 있다. 지난 3월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이미 샘플을 공급했고 올 하반기 양산을 앞두고 있다.
이런 HBM 경쟁력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1992년 이후 글로벌 D램 시장 1위을 지켜온 삼성전자를 앞지르고 시장 1위 자리에 올랐다.
이 자리에서 경영진은 HBM 필수 제조 장비인 'TC 본더' 공급사 다변화 전략을 유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제조에 그동안 한미반도체 TC 본더 장비를 사용해왔다. 한데 올해 초 한화세미텍 장비도 함께 사용하기로 해 한미반도체의 반발을 불렀다.
김영식 양산총괄 부사장은 "앞으로도 회사의 다변화 정책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원래 회사와도 오래 일했지만, 다른 다변화 업체와도 오래 일했기 때문에 (올해 5월) 나눠서 발주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반도체가 그동안 고객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해왔고, 경쟁사에 비해 낮은 가격에 장비를 공급했다며 SK하이닉스에 서비스 유료화와 장비 가격 인상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대응 방향을 밝혔다.
김 부사장은 "무상으로 제공한 것은 없고, 경쟁사 것을 비싸게 샀다고 하는 것도 꼭 그렇진 않다"며 "우린 자사 (가격 정책) 룰대로 한 것"이라 말했다.
곽노정 사장은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협상을 통해 요구한 ‘초과이익분배금’(PS) 배분율 상향과 상한 폐지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PS의 새 기준을 마련하는 것에 대해 "룰이 애매모호하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각계각층의 의견을 받아 최적의 방법을 찾는 등 이번 기회에 룰을 좀 잘 만들어야겠다"며 "대토론회 같은 자리를 만들어서 재무 등에서 회사의 살림을 공유하면 불필요한 오해가 줄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부터 전년도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아 개인별 성과 등을 연계해 PS를 지급해왔다. 그 상한은 연봉의 최대 50%(기본급의 1천%)다.
한데 2024년 23조467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해 올해 초 기본급 1천500%의 PS를 지급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돼 노조는 PS 지급 기준을 조정할 것을 요구했고 현재 임금 교섭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