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AI 생태계]⑥엑사원 생태계 구축 LG, 멀티모달·의료 AI 첫 공개

'AI 토크 콘서트' 열어 엑사원 4.0 VL 첫 공개 기업용 '챗엑사원', 기업·학교·연구기관에 오픈

2025-07-22     이정우 기자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이 2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AI 토크 콘서트 2025' 무대에 올라 '엑사원 4.0 VL'을 처음 공개하고 있다. (사진=이정우)

[편집자 주] 컴퓨터가 디지털 세상을 열며 우리 삶을 바꿔놓은 것처럼 AI를 빼놓고는 기술 발전을 말할 수 없는 시대다. 구글·MS가 독점한 글로벌 플랫폼 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우리 플랫폼을 지켜내고 있듯, 글로벌 AI가 지배하는 시장에서 우리 언어와 문화·기술로 특화한 ‘소버린 AI’가 일정 공간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버린 AI 모델 개발과 활용 또 이를 둘러싸고 구축될 소버린 AI 생태계에 대한 정보와 논란을 향후 지속적으로 살펴본다.

‘소버린 AI’ 개발과 생태계 구축에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LG AI연구원이 지난 5년간 쌓아온 인공지능(AI) 기술력을 기반으로 진화한 '엑사원(EXAONE) 생태계'를 22일 처음 공개했다. 또 LG그룹 내 워크 에이전트로 개발한 ‘챗엑사원’(ChatEXAONE) 베타 버전을 기업과 공공기관·연구기관에 오픈했다.

LG AI연구원은 이날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LG AI 토크 콘서트 2025'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겸 CSAI(최고AI과학자)는 멀티모달 AI 모델 ‘엑사원 4.0 VL’(Vision Language)’과 정밀 의료 AI 모델 ‘엑사원 패스 2.0’을 처음 선보였다.

앞서 지난 15일 공개한 ‘엑사원 4.0’은 거대언어모델(LLM)이면서 추론이 가능한 국내 첫 하이브리드 AI 모델이다. 

이를 기반으로 눈 역할이 추가된 엑사원 4.0 VL은 복잡한 전문 문서부터 이미지와 분자 구조식까지 완벽하게 이해하는 멀티모달 AI 모델이다. 메타(Meta)의 라마 4 스카우트(Llama 4 Scout) 모델과의 성능 비교에서 앞섰다. 

엑사원 패스 2.0은 질병 진단 시간을 2주에서 1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는 정밀 의료 AI 모델이다. 암환자의 유전자 변이를 판별해 암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원과 협업 중인 백민경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도 영상을 통해 AI 신약 개발을 위한 ‘차세대 단백질 구조 예측 AI’ 준비 현황을 소개했다. 백 교수는 질병 치료 영역에 있어 새로운 시작점이 될 수 있는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를 넘어서는 AI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왼쪽 다섯째)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홍락 공동 연구원장(왼쪽 넷째) 등 연구원 주요 간부들이 모두 무대에 올랐다. (사진=이정우)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AI 모델 개발을 넘어 다양한 산업 현장 적용을 통해 범용성과 전문성을 모두 갖춰 나가며 글로벌 파트너사와 함께 AI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이날 공개한 파운데이션 AI 모델의 활용 계획을 밝혔다.

최정규 LG AI연구원 AI에이전트그룹장은 LG 내부 검증 단계를 마친 엑사원 기반 엔터프라이즈(기업용) AI 에이전트 챗엑사원과 ‘엑사원 데이터 파운드리(EXAONE Data Foundry)’ , ‘엑사원 온프레미스(EXAONE On-Premise)’를 차례로 공개했다.  

LG 임직원의 AI 에이전트인 챗엑사원은 국가 핵심 기술 문서까지 사용할 수 있는 ISO 인증을 획득해, 높은 보안성이 요구되는 기업 전용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다. 

엑사원 데이터 파운드리는 고품질 데이터를 생산하는 AI 공장 역할을 하는 플랫폼 기술로, 전문가 60명이 3개월 동안 작업해야 생성할 수 있는 데이터를 한 명이 하루 안에 끝낼 수 있도록 해 최소 1000배의 생산성을 실증했다. 

엑사원 온프레미스는 기업들이 보안 걱정 없이 엑사원 모델을 사용할 수 있도록 외부로부터 독립된 환경에서 기업용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풀스택(통합형) 설루션이다.

LG AI연구원과 협업한 국내 주요 파트너사 대표들도 무대에 올랐다.

생성AI 추론 가속화 인프라 서비스를 개발‧제공하는 ‘프렌들리AI’의 전병곤 대표는 산업 분야에서 복잡한 확률 계산 등 동시다발로 요청하는 추론을 실시간으로 해결하는 기술을 확보하려고 양사가 협업해 왔다고 밝혔다. 그 노력으로 “엑사원 서비스 사용료는 챗GPT의 10분의 1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가 LG AI연구원과의 협업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정우)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2023년 5월부터 자사가 개발한 레니게이드(RNGD)를 엑사원에 적용해 성능을 최적화해 온 과정을 소개했다. 또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 협업을 통해 엑사원 온프레미스 설루션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만 사호비치 런던증권거래소 그룹(LSEG·London Stock Exchange Group) 아태지역 데이터 플랫폼 설루션 총괄(APAC Head of Data Platform Solutions)은 엑사원으로 만든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서비스를 소개했다.

연구원은 런던증권거래소 그룹의 데이터와 뉴스와 공시 자료 등 비정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 자산의 수익률 방향성을 예측하고, 보고서를 생성해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을 돕는 서비스를 3분기 안에 상용화할 예정이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1일 마감한 '독자적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지원 사업' 참여 컨소시엄 모집에 LG AI연구원은 컨소시엄 주관사로 참여했다.

이 사업에 주관사로 참여한 기업·기관은 LG AI연구원을 비롯해 네이버클라우드, 루닛,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바이오넥서스, 사이오닉AI,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정션메드, 카카오, KT, 코난테크놀로지, 파이온코퍼레이션,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다. 

소버린 AI 생태계 구성을 위해 가장 시급한 정부의 지원이 무엇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화영 LG AI연구원 AI사업개발부문장은 “GPU(그래픽 처리 장치), GPU, GPU”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인프라가 압도적으로 부족한데 국가 차원에서 인프라를 해줘야 기업들이 그 인프라 위에서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