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카이스트, 12분 충전·800km 주행 리튬메탈전지 개발

공동연구팀 꾸려 4년간 리튬메탈전지 개발 급속충전시 쇼트 해결, '네이처 에너지' 게재

2025-09-04     이정우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카이스트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리튬메탈전지의 기술을 설명한 그림. (그래픽=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꾸린 최첨단 연구팀(Frontier Research Laboratory·FRL)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리튬메탈전지의 충전 속도를 크게 단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FRL 연구팀은 1회 충전에 800km 이상 주행과 30만km 이상의 누적 주행거리 수명을 확보하면서 충전 시간을 12분까지 단축할 수 있는 리튬메탈전지 연구 결과를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실었다고 4일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과 KAIST는 지난 2021년 리튬메탈전지 관련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공동연구센터 FRL을 설립해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이번 기술은 지난 2023년 발표해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된 ‘저부식성 붕산염-피란 액체 전해액 기반 리튬메탈전지’의 후속 연구다. 방전 효율과 에너지 밀도를 개선했고, 리튬메탈전지의 난제로 꼽히던 충전 속도를 크게 높였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리튬메탈전지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흑연 음극을 리튬메탈로 대체한 배터리다. 음극재의 무게와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어 에너지 밀도와 주행거리를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이번에 개발한 리튬메탈전지를 통해 고성능 전기차의 평균 주행거리를 600km에서 800km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 

리튬메탈전지는 수명과 안정성 확보를 어렵게 만드는 ‘덴드라이트’(Dendrite·리튬 이온이 음극 표면에 균일하게 쌓이지 못하고 나뭇가지처럼 뾰족하게 자라나는 현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기술적 어려움에 부딪혔다. 이 현상은 급속 충전 시 더욱 심각하게 발생해 배터리의 내부 단락(short-circuit)을 유발할 수 있고, 과열·화재·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급속 충전 조건에서 재충전 가능한 리튬메탈전지의 구현이 난제였다. 

연구팀은 급속 충전 시 덴드라이트 형성의 근본적 원인이 리튬메탈 표면에서의 불균일한 계면 응집반응 때문임을 규명하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응집 억제형 신규 액체 전해액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로 급속 충전에서도 안정적인 구동이 가능해져 충전 속도를 12분까지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주행 거리 확대와 누적 주행 수명 확보, 충전 속도의 획기적 단축으로 리튬메탈전지의 상용화가 한층 앞당겨질 전망이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주로 쓰는 중국산 전기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전기차는 현재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쓰고 있다. 최신 NCM 배터리는 80%까지 충전하는 데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전무)는 "지난 4년간의 협력이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산학 협력을 더욱 강화해 기술적인 난제를 해결하고 차세대 배터리의 분야에서도 최고의 성과를 이뤄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