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우리캐피탈, 전북은행 제치고 순익 2위…‘수신 없는 구조’의 이례적 역전

비자동차금융 포트폴리오 전환 성공 덕

2025-09-09     임주연 기자
(사진=JB금융그룹)

JB금융그룹의 JB우리캐피탈이 올해 상반기 순이익에서 전북은행을 넘어섰다. 은행은 예금 등 수신 기반으로 안정적 이익을 내는 업권인 반면, 캐피탈사는 회사채 조달에 의존한다. 이런 구조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캐피탈이 계열 은행을 앞선 것은 금융그룹 차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9일 JB금융그룹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JB우리캐피탈의 상반기 순이익은 13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광주은행은 1484억원(24.0% 감소)으로 그룹 내 1위를 기록했고, 전북은행은 1166억원(10.0% 증가), JB우리은행은 1102억원(20.1% 감소)이었다. JB우리캐피탈은 지난해에 이어 2위 자리를 지키며 은행들을 제쳤다.

이 같은 호실적은 비자동차금융 포트폴리오 변화에서 비롯됐다고 JB금융은 보고 있다. 

JB우리캐피탈은 2022년 59.9%였던 비자동차금융 자산 비중을 올 2분기 70.6%(7조2895억원)까지 높였다. 비자동차금융 자산 중 투자은행(IB)·투자금융 부문이 3조4502억원으로 전체의 33.4%를 차지했다.

JB금융 관계자는 “자동차 중심에서 벗어나 비자동차금융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전략이 성공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가증권 투자가 두드러졌다. JB우리캐피탈의 유가증권 투자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8844억원에서 1년 만에 1조2193억원으로 늘었고, 관련 이익은 같은 기간 273억원에서 511억원으로 86.8% 급증했다. 상반기 신규 출자 기업은 109곳에 달했고, 타법인 출자에 따른 평가손익은 243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칼립스-메리츠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제1호’에서 82억원, ‘아이엠엠파이프솔루션 사모투자 합자회사’에서 15억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수익성 지표도 개선됐다. JB우리캐피탈의 상반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54%,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72%로 전년 대비 각각 0.24%포인트, 1.56%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그룹 전체 ROE가 13.1%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다. 

조달 구조 역시 캐피탈 업권 특유의 리스크다. 은행은 고객 예금을 받아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지만, JB우리캐피탈은 전체 자금의 약 90%를 회사채 발행에 의존한다. JB금융 측은 “다른 캐피탈사와 마찬가지로 회사채 비중이 90%에 달하지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소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JB우리캐피탈에 대해 “저금리로 발행한 회사채 차환에 따른 조달부담과 부동산PF 자산의 대손비용이 수익성 하방압력으로 작용하였으나, 동사의 우수한 이익창출력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대손부담률 1.5%, 조달비용률 4.1%로 여전히 높아서 비용부담 지속되고 있으나, 최근 동사 조달금리가 3% 아래로 하락하면서 연내 조달비용 경감을 기대한다”고 바라봤다. 

다만 건전성 부담은 과제로 남는다. 상반기 연체율은 지난해 말 2.37%에서 2.86%로 높아졌고, 고정이하여신(NPL) 규모는 24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1% 증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기업금융 및 개인금융을 중심으로 영업자산을 확대하면서 포트폴리오 내 위험수준이 올라간 것으로 판단하다”며 “차주의 채무 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고차 대출 및 개인신용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건전성 유지를 위한 부문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