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美·日 LNG 빅딜 소식 '주목'

LNG운반선 최대 14척 수요 전망 삼성·한화·HD 하반기 수주 경쟁 예고

2025-10-09     최용구 기자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HD현대)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가 일본 최대 발전업체 제라(JERA)와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빅딜 소식에 주목하고 있다. LNG를 수요처로 운송하는 과정에 10척 이상의 LNG운반선(LNGC) 신규 발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3사 모두 연간 20척 안팎까지는 LNGC를 건조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수주 실적을 쌓기 위한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제라는 미국으로부터 연간 최대 550만톤의 LNG를 20년 간 조달하기 위한 구매 계약을 지난 6월 4개 업체(커먼웰스 LNG, 샘프라 인프라스트럭처, 체니에르 마케팅, 넥스트디케이드)와 체결한 후 구체적인 조달 전략을 설계 중이다.

550만톤에 대한 거래는 오는 2030년경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의 LNG 생산 시설에서 공급된다. 이번 거래는 도착지 규정이 없는 FOB(Free on Board) 형태로 진행되는 데, 이는 선적한 LNG를 다른 국가에 재판매할 수 있는 방식이다. 제라는 이번에 구입한 LNG의 대부분을 베트남 등 해외 발전소 운영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운송 거리와 선박의 평균 운항속도(17~18노트, 약 32㎞/h), 항해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10~14척의 LNGC(17만4000톤급)가 운송에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는 미국에서 일본을 오가는 선박들이 통상 파나마 운하를 통과한다는 것을 가정해 산정한 결과치다.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발표한 중국산 선박 제재안에 따라 미국산 LNG는 미국의 우방국 또는 자국의 선박으로 운송을 해야 한다. 일본업체들의 LNGC 건조 기술과 경험이 부족한 것을 감안할 때 국내 3사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선박 발주 시장이 호황일 경우 3사의 연간 LNGC 건조 역량은 총 60척에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다. LNGC 수주에 집중할 경우 최대 약 20척씩을 매년 수주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올들어 삼성중공업은 LNGC 7척을 수주했으며 한화오션은 6척, HD한국조선해양은 5척의 LNGC를 수주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기준 17만4000톤급 LNGC 선가는 척당 2억5000만달러(약 3500억원)다. 향후 입찰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3사가 경쟁적으로 뛰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LNGC가 고부가가치 선종인 데다가 물량을 나눠서 발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3사는 다른 영향을 크게 안 받으면 LNGC를 1년에 20척 이상 건조할 수 있는 캐파(생산능력)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제라가 직접 발주를 할지 아니면 일본 해운업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발주를 할지 두고 봐야한다”면서 “납기 지연 등 리스크 발생을 줄이기 위해 1곳에 다 안 줄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