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추석연휴로 여행·농축수산물 물가 들썩...한은 "연말·연초 안정"
2.4% 상승, 작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 기후 영향, 찹쌀(45.5%)·사과(21.6%) 폭등
여느 때보다 긴 추석 연휴가 있었던 지난 10월 소비자물가가, 큰 인상 폭을 보인 농축수산물 탓에 2.4% 상승률을 기록하며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4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17.42(2020년=100)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올랐다. 이는 2.6%의 상승률을 기록한 202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해외단체여행비(12.2%), 승용차임차료(14.5%), 콘도이용료26.4%) 등이 포함된 개인서비스(외식 제외)가 3.6% 오르며 전체 물가 지수를 0.72%포인트(p) 끌어올렸다.
데이터처는 이에 대해 추석 연휴에 여행 관련 품목의 물가가 상승한 영향이라 설명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3.1%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에 0.25%p를 기여했다. 특히 돼지고기(6.1%), 국산쇠고기(4.6%) 등 축산물(5.3%)과 고등어(11.0%) 등 수산물(5.9%)이 크게 올랐다.
한 달 만에 상승세로 전환한 농산물은 1.1% 올랐다. 잦은 비로 출하가 늦어진 쌀(21.3%)과 찹쌀(45.5%)이 폭등했고, 사과(21.6%) 등 차례상에 올릴 과실류도 크게 올랐다.
석유류는 최근 이어진 환율 상승 반영과 지난해 10월 국제유가 하락(-10.9%)에 따른 기저효과로 4.8% 올랐다. 지난 2월(6.3%)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외식 물가는 3.0% 올라 높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9월(3.4%)에 비하면 오름세가 둔화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지수는 2.5%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달에 비하면 변동이 없었고, 지난해 10월에 비하면 2.5% 상승했다.
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2.2% 올랐다. 이 역시 2024년 7월(2.2%) 이후 가장 큰 폭이다.
10월 소비자물가 지수가 크게 오른 것에 대해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한은에서 열린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연초 2% 내외로 다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부총재보는 "긴 추석 연휴 전후로 내·외국인 여행 수요가 급증해 여행 관련 서비스 가격도 높아지면서 상승 폭이 일시 확대됐다"며 "최근 환율과 유가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인 만큼 자세한 물가 전망 경로는 11월 전망 때 점검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수입산 가격 상승으로 강보합세인 축산물과 잦은 호우로 수확이 늦어진 쌀은 이달 할인행사를 추진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장철을 앞둔 농수산물 가격 상승과 관련해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소비자가 원하는 시기에 필요한 양의 김장을 할 수 있도록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