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카타르發 수주 모멘텀... 친환경 파트너 ‘부상’

1.9조 규모 탄소 포집·저장 프로젝트 공사 계약 중동 친환경 사업 입지 선점, 중장기 실적 대비

2025-11-06     최용구 기자
카타르에너지LNG가 운영하는 카타르 현지 산업 단지. (사진= QatarEnergy LNG 제공)

삼성물산의 카타르 사업 수주 행보에 국내 건설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타르에너지LNG로부터 수주한 대규모 탄소 포집·저장(CCS) 프로젝트 공사 수행를 토대로, 향후 발주가 예상되는 탄소저감 사업 입찰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카타르가 삼성물산의 중장기 실적 개선을 견인할 만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치요다(일본), 라슨앤투브로(인도) 등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카타르에너지LNG가 발주한 CCS 프로젝트의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을 지난 3일 수주했다.

사업은 카타르 수도 도하 북쪽에 위치한 라스라판 산업단지의 LNG(액화천연가스) 액화플랜트에서 발생하는 연간 약 41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압축한 후, 이를 영구격리 시설로 이송시키기 위한 약 20Km 길이의 지중(地中)배관 및 전동식압축기 등을 만드는 내용이다.

총 사업비는 약 1조9100억원이며 예상 준공 시점은 오는 2030년이다. 

삼성물산은 앞서 호주 글로벌 엔지니어링업체 워리가 이 프로젝트 실행에 필요한 기술, 비용 등을 사전 검토한 프론트 엔지니어링(FEED)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업계는 삼성물산 측이 전문업체를 선정해 현지 시공을 맡기고, 배관 제작 등에 필요한 자재 구매·조달과 전체 공정 및 품질 관리를 직접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타르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대규모 CCS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용량을 오는 2035년 연간 1100만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카타르가 운영 중인 CCS 시설 규모(연간 220만톤)와 이번에 발주한 용량(연간 410만톤)으로 단순 계산해보면 연간 470만톤을 처리할 CCS 시설의 추가 발주가 예상된다. 

앞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모빌리티 포사이트는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이 속한 중동협력회의(GCC)의 CCS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10~14%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GCC의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규모가 2030년 3000만톤(누적)을 초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물산이 이번 EPC 사업을 성공 수행할 경우 카타르 CCS 시장에서 입지를 선점, 향후 카타르 내 다른 친환경 사업에 대한 수주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중동세일즈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앞서 지난 9월 약 1조4600억원의 카타르 최대 규모 태양광발전 시공 사업(2030년 준공 예정)을 수주하며 재생에너지 부문에서도 물꼬를 텄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해당 카타르 태양광 사업 수주를 비롯해 북미와 유럽에서의 태양광 사업 확장 행보가 삼성물산의 실적 개선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 카타르 CCS 프로젝트 수주에 따른 기대감도 반영되는 흐름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등 주요 고객사의 발주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으며, 주택 부문에서도 수주 기반의 안정적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삼성물산은 내년부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라며 “태양광 개발사업의 성장세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땅속 이산화탄소 이송 배관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지하층의 물이나 전선 등을 피해 시공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이 이번 카타르 CCS 공사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친환경 전환에 나선 카타르 정부의 지속가능정책 이행에 핵심 역할을 하기 위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