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제조사 10곳 중 8곳 "레드오션 진입"
섬유 92.9%, 자동차부품 89.5%, 기계·금속 82.5%
대구지역 제조기업 10곳 중 8곳은 현재 주력제품의 시장이 '레드오션'에 접어들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대구상공회의소가 지역 제조기업 30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 경쟁력 인식 및 신사업 추진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57.0%는 자사 핵심 제품이 시장 포화 상태인 '성숙기' 단계에 진입했다고 답했으며, 시장 감소 상황인 '쇠퇴기'라고 답한 기업도 26.3%에 달했다.
수요가 증가하는 '성장기'라고 답한 기업은 14.0%에 그쳤고, 시장 형성 초기인 '도입기'란 응답은 2.7%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섬유 기업 92.9%, 자동차부품 기업 89.5%, 기계·금속 기업 82.5%가 주력제품이 이미 성숙기 또는 쇠퇴기에 진입했다고 응답해 지역 핵심 제품 경쟁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기업은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은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생산하고 있는 주력 제품의 경쟁력이 향후 5년 내 '약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38.0%를 차지했다.
반면 '강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28.5%에 그쳤고,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33.5%로 나타났다.
경쟁력 약화의 주된 요인은 ▲원자재·인건비 등 생산비용 상승(61.8%) ▲관련 산업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41.2%) ▲경쟁 격화로 인한 시장 내 공급 과잉(36.8%) ▲인력난 및 전문 인재 부족(10.3%) 등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섬유 57.1%, 전기·전자 35.7%, 기계·금속 32.0%, 자동차부품 31.6% 순으로 제품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역기업의 63.7%가 '신사업 추진 계획이 없다'고 응답해 미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했다.
특히 기계·금속(70.0%), 섬유(67.9%), 자동차부품(60.5%) 등 주력산업에서 이러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신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시장성과 사업성에 대한 확신 부족(43.0%)이 꼽혔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지역기업의 60.9%는 신사업 추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비수도권 기업이라는 지역적 제약을 크게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주요 요인으로는 ▲우수 인재 확보 어려움(47.7%) ▲자금 접근성 부족(19.3%) ▲산업 생태계 및 인프라 미흡(17.4%) ▲관련 정보 접근성 제한(3.7%) 등이 지적되었다.
한편 산업 경쟁력 및 신사업 추진을 위한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로는 '연구개발비 등 자금 지원(39.1%)', '산업 규제 및 제도 개선(25.7%)',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강화(19.0%)'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역기업은 자사 주력제품과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이 국내와 해외 중 국내에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가 국내에 있다는 응답이 67.0%, 해외에 있다는 응답이 33.0%로 나타났으며, 해외 경쟁사는 중국기업이 76.3%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일본(20.3%), 베트남(16.9%), 미국(11.9%) 순으로 나타났다.
이상길 대구상의 상근부회장은 "대구 제조업은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있지만, 미래차·로봇·의료기기·첨단소재 등 신산업 중심으로 재편한다면 충분히 재도약할 수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산업 구조를 첨단화하고, 중소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산업 대전환 정책을 실현해야 할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