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7명 사망...포스코 안전 쇄신 의지 '공염불'

포항제철소 유해가스 흡입 사고 반복 안전진단 특별 TF 운영 실효성 논란

2025-11-21     최용구 기자
20일 질식 사고가 발생한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4제강공장. (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 사업장에서만 올들어 7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가운데, 반복되는 사망사고를 두고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안전진단 특별 TF까지 만들며 그룹 전체의 안전 시스템 개선 및 문화 정착을 약속했지만 말뿐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21일 포스코는 이희근 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전날 발생한 가스 흡입 사고 관련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지난 7월 장인화 포스코 회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잇따른 재해 발생에 고개를 숙인지 약 4개월만이다. 

이날 이 사장은 “올해 들어 연이어 발생한 안전사고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표이사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철저한 반성과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 이러한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사과했다. 

지난 20일 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40분쯤 포항제철소 STS 4제강공장에서 슬러지를 청소하던 용역업체 소속 작업자 2명(50대)과 포스코 직원 1명(40대)이 가스를 흡입해 쓰러졌다.

이들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며 이후 심박이 돌아왔으나 중태 상태다. 당국은 유해가스인 일산화탄소에 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구조에 나선 포스코 직원 3명도 어지럼증을 호소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포항제철소에서는 앞서 지난 5일에도 스테인리스 압연부 공정에서 유독가스가 유출돼 50대 하청업체 직원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사고 후 포스코 측이 소방 당국에 즉시 신고하지 않고 사내 구급대로 이송한 사실이 알려지며 늑장 대응 논란이 일기도 했다. 

보름 만에 포항제철소 안에서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면서 포스코가 설치한 회장 직속 안전특별진단 TF의 운영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포스코 그룹 전체에서 올해 산업 재해 사망자는 총 7명이다. 

지난 7월 광양제철소에서 구조물 붕괴로 1명이 사망했고 지난 3월 포항제철소 냉연공장에서도 수리 작업 도중 설비에 끼어 1명이 숨졌다.  

건설 자회사 포스코이앤씨의 공사 현장에서는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붕괴 및 추락 사고로 4명이 목숨을 잃었다.   

포스코의 안전 관리를 향한 여론이 악화하면서 회장 사과와는 별개로 포스코의 안전시스템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를 냉정하게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김병직 숭실대 안전융합대학원 원장은 “용역업체 최저 입찰 구조가 노동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지 않은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안전 리더십의 전체 수준을 올려야 한다는 점에서 비단 포스코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