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학교, ‘6월 민주항쟁 기념 표지석’ 제막

시민과 학생들을 기억하겠다는 약속이자 민주주의를 이어가겠다는 다짐

2025-11-22     전남=명경택 기자
사진=명경택 기자

(사)광주전남6월항쟁 순천대학교 민주화운동기념 표지석 설치위원회는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정신을 기리는 ‘6월 민주항쟁 기념 표지석’을 22일 오전 순천대학교 정문에 세웠다.

민주주의 가치 계승과 지역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공식적으로 알리는 상징물이 순천대학교 교정에 자리 잡으면서 지역 민주주의 운동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게 됐다.

이번 제막식은 전라남도가 주최하고 (사)광주전남6월항쟁이 주관했으며, 류춘호 순천6월항쟁동지회장을 비롯해 정·관계 인사, 지역 민주화운동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에는 중학생들도 함께해 민주주의 교육의 의미를 더했다.

행사는 류호형 순천대학교 민주화운동기념 표지석 설치위원회 상임대표의 경과보고로 시작됐다. 류 상임대표는 “87년 6월 항쟁은 순천에서도 매우 거대한 규모로 전개됐지만 기념 사업은 2020년까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동기들과 뜻을 모아 2022년 표지석을 시작으로 오늘 순천대학교 표지석까지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제막은 동지들의 노력과 시민들의 기억이 모인 결과이다”고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당시 항쟁을 이끌었던 최소 민주동지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1987년 5월 순천대학교 5월투쟁위원회 구성과 시위 주도, 6월 도심 진출 과정 등이 소개되며 당시 대학생들의 민주화 투쟁 과정을 공유했다.

특히, 6월 19일 운동장 담장을 허물고 도심으로 진출해 범시민 궐기대회 등 60여 명이 매곡동 성당에서 농성을 진행했던 상황 등도 소개되며 자리의 무게를 더했다.

김남국 (사)광주전남6월항쟁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80년 광주의 저항이 87년 6월 민주주의 승리로 이어졌다”며 “이제는 민주화의 기억 위에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이다”고 강조했다.

사진=명경택 기자

문승태 순천대학교 부총장은 축사에서 “당초 3년 전 추진하려 했으나 늦어진 점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오늘 제막을 계기로 민주주의 가치 교육의 장이 마련됐다”며 “학생들과 지역사회가 함께 역사를 잊지 않는 데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민호 전남도의원은 “1987년 독재타도·호헌철폐를 외치며 축구 골대를 밀고 도심으로 나아가던 떨림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며 “오늘 제막은 당시 이름 없이 싸웠던 시민과 학생들을 기억하겠다는 약속이자 민주주의를 이어가겠다는 다짐이다”고 전했다.

서동욱 전 전남도의회 의장은 “기록과 공간 모두가 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데 중요하다”며 “이번 순천대학교 표지석에 이어 내년에는 순천시청 앞에도 큰 상징물이 세워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효승 순천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은 “여순항쟁 이후 40여 년간 침묵을 강요받았던 순천시민의 마음을 연 것이 바로 87년 6월 항쟁이었다”며 “학생들의 외침이 시민 참여로 이어지며 순천 민주주의의 첫 장이 열렸다”고 의미를 되짚었다.

이번 표지석 제막은 순천의 민주화운동 역사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사에 참여한 한 시민은 “이제야 순천의 민주주의 역사가 제자리를 찾는 느낌이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