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희준 칼럼] 윤석열을 참교육한 2030 이제는 이재명 응징에 나서다

텔레비전 토론회의 최종 승자는 2030 누리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일대일 텔레비전 토론회가 마침내 성사되었다는 소식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거대 양당의 적대적 담합체제가 또다시 작동됐다며 불만을 거세게 표시했다.

많은 사람들이 윤석열 대 이재명, 이재명 대 윤석열 토론의 승자는 누가 될지 궁금해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문제의 토론회는 승자는 없을 것이다. 단. 패자는 뚜렷이 남을 것이다.

그럼 누가 패자로 기록되느냐? 이재명 후보가 텔레비전 토론회로 말미암아 손해를 굉장히 봤다는 분석과 진단이 봇물을 이룰 개연성이 높다. 그런데 윤석열은 왜 승자가 되지 못할까? 양자 간의 토론에서 이재명은 언변이 달려서 윤석열에게 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말솜씨가 너무나 번드르르한 탓에 엄청 내상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대선 후보 TV 토론을 놓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11일 KBS 주관 TV토론의 실무협의에 국민의힘이 응하지 않았다면서 조속한 TV토론 성사를 위해 협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본관 앞에서 열린 '2022 증시대동제'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2.1.3 [국회사진기자단]
사진: 대선 후보 TV 토론을 놓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11일 KBS 주관 TV토론의 실무협의에 국민의힘이 응하지 않았다면서 조속한 TV토론 성사를 위해 협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본관 앞에서 열린 '2022 증시대동제'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2.1.3 [국회사진기자단]

그렇다면 과연 이재명은 누구에게 무릎을 꿇는다는 뜻일까? 이재명은 윤석열을 지지하는, 정확히는 최근 들어 윤석열을 아바타로 부리고 있다는 핀잔에 휩싸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열성 지지자들에게 참패하게 된다.

이준석의 지지자들은 기존에 본인이 했었던 공개적 발언을 현란하게 뒤집으며 미꾸라지처럼 위기에서 기민하게 탈출하려 시도하는 이재명 후보를 야유ㆍ조롱ㆍ풍자하는 기발하고 창의적인 다종다양한 밈(Meme) 콘텐츠들을 인터넷 공간을 중심으로 대량으로 만들어내 무서운 속도로 퍼뜨릴 테고, 구닥다리 전대협 감성과 칙칙한 X-세대 감각에만 대책도, 대안도 없이 철저하게 의존해온 이재명 대선캠프와 더불어민주당은 여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리라.

더불어민주당은 그들의 특기인 무차별적 고소고발로 2030 청년세대의 재기발랄한 비판과 기상천외한 공격에 재갈을 물릴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이재명 후보만 청년들에게 더욱더 밉상으로 찍힐 게 뻔하다.

이재명은 어떻게 당랑거철이 되었는가

2022년 3월 9일에 치러질 예정인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역사상 최초로 청년세대는 망치가 되고 노인세대는 모루가 되어 기득권 중년세대를 위아래에서 박살내는 세대연합 또는 세대포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자의 불운은 그가 현재 한국사회의 부와 권력을 전일적이고 독점적으로 탐욕스럽게 틀어쥐고 있는 기득권 중년세대의 이해와 요구만을 악착같이 대변하는 지금의 집권여당의 간판선수 자격으로 대선에 출마하게 됐다는 사실로부터 근본적으로 비롯된다.

문재인 정권이 장악한 검찰과 경찰, 법원과 공수처, 선관위와 어용 관제방송사들은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게이트의 수렁에 완전히 빠지지 않도록 그를 억척스럽게 지탱·보좌해주고 있다. 허나 2030 청년세대가 축조한 밈 콘텐츠의 수렁, 즉 ‘밈장동’은 사법기관은 물론이고 KBS와 MBC와 TBS와 YTN 등의 각종 국영방송국이 제멋대로 통제하고 평정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

문재인 정권 수뇌부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공중파 9시 뉴스의 머리기사와 네이버와 다음 같은 주요 포털사이트의 대문화면을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어떻게 검열하고 조작할지 애면글면하는 사이에 청년들은 사이버 세계와 메타버스 세상에서 정부여당의 무능과 위선과 부패를 맹렬하면서도 익살맞게 까발리고 질타해왔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과 비교해 헤어 나오기가 최소한 백배는 더 어려울 ‘밈장동’의 미로에 갇힌 일을 너무 억울하게 여겨서는 곤란하다. 그의 유력한 경쟁자인 윤석열 후보 역시 2030의 재치 있고 허를 찌르는 밈 콘텐츠에 연거푸 집중적으로 직격당해 이미 한번 거의 초주검이 되었었기 때문이다.

2030 세대는 윤석열을 철통같이 에워싸고서는 후보자의 눈과 귀를 가리고 호가호위를 자행하던 권성동 국민의힘 전 사무총장과 장제원 의원 등의 기득권 구태 정치인들을 탐관오리만도 못한 ‘핵관오리’로 만들어 내쫓아버리는 빛나는 금자탑을 쌓은 터이다. 핵관오리로 단죄되어 추방당한 윤핵관들은 2030 세대가 의연히 버티고 있는 한에는 윤석열 주변에 다시는 얼씬거리지 못한다.

다수의 정치부 기자들과 내로라하는 정치평론가들이 이번 대선의 구도를 이재명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평가하고 있다. 허나 저들은 그 운동장이 조만간 땅으로 푹 꺼지는 싱크홀이 될 운명임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상상력을 자랑하는 2030 세대가 자발적으로 창조‧제작해 신명 나게 유통ㆍ확산시키는 밈 콘텐츠가 기득권 586 세대와 철밥통 서태지 세대의 홈그라운드로 오랫동안 사용되어온 기울어진 운동장 아래에 야금야금 커다란 구멍을 내온 연유에서다.

새것을 이기는 옛것은 오로지 술과 거름, 곧 퇴비뿐이다. 꼰대 냄새 지독하게 진동하는 시대착오적 586 세대와, 구태 티가 이미 팍팍 풍기는 퇴영적인 서태지 세대가 아무리 기를 쓰고 발버둥을 쳐봐야 그들은 이제 곧 수레바퀴에 처절하게 깔릴 팔자일 늙고 징그러운 한 마리 사마귀에 지나지 않을 따름이다. 졸지에 당랑거철의 신세가 돼버린 이재명 후보의 무운을 빈다.

* 글쓴이는 정치웹진 '서프라이즈' 초대편집장,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이준석이 나갑니다> 공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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