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인질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상훈(46·무직)이 15일 오전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심경과 인질사건 당시의 상황을 말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 인질 살인사건의 범인 김상훈(46)이 아내 전 남편의 작은딸을 살해하기 전 추행까지 저지른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 하지만 김은 뉘우치는 기색 없이 아내 A(44)씨와 경찰이 자신을 자극해 살인을 저지르게 됐다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김은 지난 12일 밤 9시쯤 귀가한 집주인 박모(49·아내의 전 남편)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13일 새벽에는 아내 A씨와 박씨 사이에서 난 작은딸 B(16)양의 옷을 벗기고 가슴을 만지는 등 추행했고, 성폭행도 시도했다. 김은 이어 오전 9시 20분쯤 A씨와 첫 통화를 하면서 폭언을 주고받았고, 오전 9시 38분쯤엔 A씨와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B양의 목을 흉기로 찌르고 코와 입을 막아 살해했다.
 
  얼굴 공개된 범인 - 경기도 안산 살인 인질극 피의자 김상훈(46)이 15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경찰은 관련 법규에 따라 범행을 시인한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했다. /뉴시스 김은 15일 오전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두하는 과정에서 범행에 대한 사과는 없이 A씨와 경찰에 책임을 전가했다.

경찰은 살인·강도 등 특정강력범죄 피의자로 범행이 잔인하고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경우 얼굴·성명·나이 등 신상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는 법규에 따라 김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다.
 

김은 이날 호송 차량에 태우려는 경찰관들을 밀쳐낸 뒤 취재진에 얼굴을 꼿꼿하게 들고 "나도 피해자다. 경찰이 내 말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B양이 죽은 것은 경찰 잘못도 크고, 애 엄마의 음모도 있다. 철저한 수사를 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외치기도 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온 뒤에도 "(인질극 당시 경찰과 아내가) 나를 안정시킨 게 아니고 오히려 더 답답하게 만들고 흥분시켰다. 내 요구 조건을 들어주는 것은 없고 장난을 당하는 기분이었다. 아이를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애들 엄마에게 여러 차례 이런 얘기(아이들을 죽이겠다는 말)를 했는데 무시당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은 인질극을 벌이기 5일 전인 지난 7일엔 A씨를 불러내 허벅지를 흉기로 찌르고, 팔다리를 결박해 폭행한 뒤 함께 인근 병원을 찾아가 치료를 받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이튿날 안산상록경찰서 민원실을 방문해 상담을 받았으나 고소장을 접수하지는 않았다. 김과 2007년 7월 재혼한 A씨는 잦은 가정 폭력 등 문제로 작년 8월부터 집을 나와 별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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