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두 남자의 애처로운 평행선

연극 '51대49' 포스터 /(제공=극단 놀터)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극단 놀터의 제6회 정기공연으로 연극 ‘51대49’가 대학로 소극장 후암스테이지에서 4월 4일부터 4월 14일까지 막을 올린다.

극단 놀터는 예술 활동의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을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창작집단으로 예술활동에 순수한 열정을 가진 이들이 다양하고 지속적으로 예술활동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젊은’ 예술가들이 마음껏 놀고 창작할 수 있는 작은 텃밭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연극 '51대49' 공연사진 _ 천진한(서삼석),배영광(윤상호) / ⓒ권애진
연극 "51대49' 공연사진 _ 배영광(윤상호) / ⓒ권애진

연극 ‘51대49’는 40대 중반이라는 인생의 정중앙, 혹은 반환점을 돌아가고 있는 두 중년 남자의 만남과 고백들을 통해, 어쩌면 무모할지도 모르는 인간의 속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시작한다. 배영광은 천진한을 기억하지 못한다. 천진한은 자신을 끊임없이 설명해 가고, 배영광은 계속 천진한을 계속 의심하며 그가 하는 말들의 진위를 마음대로 단정짓고 재단한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51%의 진실과 49%의 거짓 사이에서 그 둘은 점점 밑바닥에 깔려 드러나지 않았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연극과 드라마를 오가며 배우로 멋진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연극 '51대49'의 작가이자 연출인 다재다능한 오재균 연출 / ⓒ권애진

연극 ‘부정’의 작가, 연극 ‘최종면접’, ‘말죽거리예술단’등에서 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연극 ‘51대49’의 작가이자 연출인 오재균은 “40대 중반을 지나가는 두 중년 남자의 기억과 인생담 그리고 갈등을 통해 동시대 한국 사회를 살고 있는 중산층의 허위와 고독, 개인적 편견과 이기심, 그리고 자기기만과 합리화 등으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을 조명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하며 서로 다른 삶의 기준으로 인해 발생하는 상처가 어떻게 치유 될 수 있을지를 관객과 함께 생각하고 싶다고 하였다.

무대에서 폭발할 듯한 에너지를 보여주는 배우 윤상호 / ⓒ권애진
조용하고 묵직한 내면연기를 보여주는 배우 서삼석 / ⓒ권애진

연극 ‘흑백다방’, ‘키사라기미키짱’ 등에서 미친 듯한 감성연기를 보여오던 배우 윤상호가 배영광 역을 맡았으며, 연극 ‘특별한 저녁식사’ 등에서 잔잔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 서삼석이 천진한 역을 맡아 연기력만으로 무대를 채워야 하는 2인극에 힘을 실어주었다.

‘51대49’는 고대 수학자 유클리드가 기하학적으로 정의한 이래 건축과 미술 등에서 즐겨 응용돼 왔던 황금비율로 주어진 길이를 둘로 나누는 가장 이상적인 숫자의 미학이다. 옥션의 CEO였던 이금룡의 저서 ‘고수는 확신으로 승부한다’에서는 “비즈니스에서 51대49의 법칙이 있다. 이익을 분배할 때는 내가 49를 갖고 상대방에게 51을 주면 나는 비록 1을 양보하지만 상대방은 2를 더 받았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양보하면 상대방은 내가 준 것보다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맥을 맺을 때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법칙이다”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51대49’가 정치판에서는 투표의 결과를 통계적으로 사용되는 보편적인 비율을 상징한다.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원하는 보수적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진보세력이 아무리 성장하더라도 선거결과는 대략 보수진영이 51%, 진보진영이 49%로 나와 언제나 보수 쪽이 승리를 차지하게 된다는 이론이다. 그것은 결국 모든 권력을 행사하는 막강한 1%로 작용된다고 이야기되기도 한다.

우리는 종종 같은 사건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면서도 그 사건에 대한 기억이 각자 서로 다름을 확인할 때가 있다. 같은 시절과 같은 공간을 함께 했던 두 친구가 30년이란 세월의 강물을 흘러 다시 만난 현재, 등장인물들이 기억의 강물을 거슬러 오르며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관객들도 자신의 강물 속을 조용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자그마한 계기가 될 수 있는 작품이라 기대한다.

연극 '51대49'의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5시, 일요일 오후 3시이며, 만 12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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