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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대한민국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영화 ‘파도치는 땅’이 4월 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파도치는 땅’은 한국 현대사의 이데올로기 갈등 사이에서, 1967년 납북 어부 간첩 조작 사건에 연루된 가족 삼대의 고통이 대물림 되는 연대기를 담고 있다. 회생 불능의 위독한 상태의 아버지 ‘광덕’을 만나기 위해 군산으로 내려간 ‘문성’과 문성의 아들 ‘도진’은 국가 권력의 폭력이 초래한 갈등의 골을 담담히 메워간다.

'파도치는 땅' 스틸사진 /(제공=아이엠(Eye M))

영화는 삼대의 이야기를 통해 공적인 역사에 가려진 이름 없는 사람들의 생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과거의 부조리한 삶이 여전히 동시대적인 삶이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고, 게다가 우리는 국가의 폭력과 다름없는 구조적 문제를 지닌 재난 참사를 겪었다. 이제는 그 아픔의 현장을 넘어 ‘생존’ 하기 위해 숙명적으로 불편할 수밖에 없는 아버지와 아들의 화해를 기대해 본다. 이는 계속 덮어두려 한 과거사와 미뤄둔 관계의 문제를 삼대가 가진 상처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며, 대한민국이라는 땅 아래 가려져 파도치듯 일렁이는 ‘아픔’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직접 각본을 맡은 임태규 감독은 간첩 조작 사건의 희생자인 아버지로 인하여 고통 받는 가족 삼대의 이야기를 구상했다. 실제 1967년 납북 어부 간첩 조작 사건을 바탕으로 작성된 시나리오는 역사적 사건이 한 개인의 가족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진정성 있게 잘 드러나 있다. 영화의 심도 깊은 주제와 국가 폭력으로 인한 희생자 가족의 오래된 풍경 안에서 관계의 회복을 이룬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주는 부분이 이 영화의 강점이자 시작이다. 시나리오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현지 촬영이 필요한 프로젝트였으며, 예산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위험 요소가 많은 현지 촬영을 선택하여 영화의 사실성을 부여했다.

'파도치는 땅' 스틸사진_문성(박정학) /(제공=아이엠(Eye M))

‘파도치는 땅’의 캐스팅의 핵심은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인공 ‘문성’이다. 영화 ‘무사’와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을 통해 연기를 인정받은 박정학 배우가 문성을 맡아 섬세하고 실감 나는 연기를 선보였다. 

'파도치는 땅' 현장스틸 사진_임태규 감독, 은혜(이태경),문성(박정학) /(제공=아이엠(Eye M))

'은혜' 역의 이태경 배우는 ‘죄 많은 소녀’,‘너와 극장에서’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준 얼굴로 ‘파도치는 땅’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되어 많은 독립영화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파도치는 땅' 스틸사진_도진(맹세창) /(제공=아이엠(Eye M))

문성의 아들 '도진'은 아역 탤런트 출신의 맹세창 배우가 맡아 이번 영화를 통해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꾸려 나가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으며, 이해하기 어려운 아버지와의 화해의 가능성을 차분하게 보여주고 있다.

'파도치는 땅' 스틸사진_문성(박정학),진일(고관재),은혜(이태경),순영(안민영) /(제공=아이엠(Eye M))

그밖에 도진의 여자 친구로 나오는 양조아 배우, 문성의 고향에서 만나는 부부를 연기한 고관재 배우와 안민영 배우는 다수의 독립영화 및 연극에 출연하며 관록을 뽐내는 실력파 배우들이다. 특히 고관재 배우와 안민영 배우는 군산에 살고 있을 법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기하여 주위를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감독의 전작 ‘폭력의 씨앗’에 출연한 정희태 배우와 박성일 배우는 우정 출연을 맡아 작지만 가볍지 않은 역할을 소화해 냈다.

촬영은 임태경 감독의 전작 ‘폭력의 씨앗’을 함께 한 손진용 감독과 손을 잡았다. 전작을 함께 한 긴밀한 유대감을 장점으로 ‘폭력의 씨앗’과 달리 고정 카메라 위주의 촬영 스타일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감독이다. 

한편, ‘폭력의 씨앗’은 음악이 전혀 사용되지 않은 반면, 이번에는 음악을 넣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박하사탕’, ‘파이란’, ‘아수라’ 등 여러 영화 음악을 맡아온 이재진 음악 감독은 임태규 감독의 전작 ‘폭력의 씨앗’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은 뒤, 직접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는 독립영화 현장을 경험하고 싶다는 도전과 열정, 젊은 감독과의 협업이라는 열망으로 음악 작업에 임했다. 자신의 기량과 실력을 마음껏 발휘한 이재진 감독은 간단한 악기와 최소한의 음악만으로도 주인공의 감정신에 최대한의 효과를 끌어내 주었다.

촬영 장소는 시대적 상황을 우선으로 고려되었다. 군산은 영화의 주 무대가 되는 중요한 공간으로, 과거 실제 간첩조작 사건이 발생한 지역이자 역사의 상처가 현재까지 이어진 공간이다. 임태경 감독은 “군산은 어떤 현대사 찌꺼기들이 수면 위로 잘 드러나지 않고 덮여 있는 느낌들이 있어요. 마치 바다들이 땅으로 변했는데, 그 땅 아래에는 실제로 파도가 치고 있지는 않겠지만, 가려진 어떤 것 밑에는 우리가 갖고 있는 상처들이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군산을 촬영지로 정한 이유를 전하였다.

임태규 감독은 “가족의 화해를 다룬 가슴 따뜻해지는 영화로, 가족의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고 전하였으며, 박정학 배우는 “철옹성처럼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가족 간의 갈등이 이 영화를 통해 많이 열릴 수 있도록, 극장에서 많이 개봉했으면 좋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태경 배우는 “도진을 바라보는 문성의 아름다운 표정에서, 저처럼 관객들도 아름다운 감동을 느끼면 좋겠다”고 소망하였으며, 양조아 배우는 “우리 영화는 약한 불로 은은하게 오래 익히는 영화이다”라고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밝혔다.

'파도치는 땅' 포스터 /(제공=아이엠(Eye M))

다가오고 있는 봄, 상처를 치유할 희망을 전하는 영화 ‘파도치는 땅’은 12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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