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붓의 가치 실현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고 포토뉴스
“미국을 위한 마셜플랜,부자증세를 통해 경제와 사회가 개선된다면 부자가 그 중요한 수혜자가 된다.”
  • 이준구 /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 승인 2019.04.07 23:51
  • 수정 2019.04.08 13:55
  • 댓글 0
이준구 /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부자증세를 통해 경제와 사회가 개선된다면 부자가 그 중요한 수혜자가 된다.”

 - J. Dimon, CEO, J.P.Morgan Chase
미국의 거대 금융기관 J.P.Morgan Chase의 CEO인 재미 다이먼(Jamie Dimon)은 주주에게 보내는 연례서한에서 “미국을 위한 마셜플랜”(Marshall Plan for America)을 부르짖었다고 합니다. 마셜플랜이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이 서유럽 16개 나라의 전후 복구를 위해 수행한 대대적 원조계획을 뜻합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여러 나라들이 이 마셜플랜에 힘입어 빠른 전후복구를 이룰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이먼은 미국 사회의 교육과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그와 같은 대규모의 재정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미국을 위한 마셜플랜”이란 말을 꺼낸 겁니다. 그는 미국사회가 교육제도를 통한 평등한 기회를 모든 국민에게 제공해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미국 국민의 40%가 시간당 15달러도 못 되는 낮은 임금만을 받고 있을 뿐이며, 의료비나 자동차 수리비 같은 예기치 않은 비용 4백 달러 정도조차 지불할 능력이 없는 국민 역시 40%에 이른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 수많은 미국 국민의 사회적 필요가 제대로 충족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소하려면 대규모의 재정자금 투입이 불가피하고, 이를 위해서는 부유층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다이먼은 말합니다. 물론 그는 이와 같은 대규모의 재정자금 투입이 현명하게 그리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와 같은 전제가 없다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 부자들을 설득할 길이 없을 테니 너무나도 당연한 지적이긴 하지만요.

내가 다이먼의 서한에서 가장 흥미롭다고 생각한 부분은 부자 증세가 부자 자신의 이익과 부합되는 결과를 빚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이것과 관련된 그의 말을 직접 인용해 보겠습니다.

“만약 부자 증세가 실천에 옮겨진다면 부자들은 다음과 같은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만약 (부자 증세를 통해) 우리 사회와 경제가 개선된다면 실질적으로 부자들이 그 중요한 수혜자가 된다는 점입니다.”

(If that happens, the wealthy should remember that if we improve our society and our economy, then they, in effect, are among the main winners.)

세계 굴지의 금융기업인 J.P.Morgan Chase의 CEO라면 그의 소득과 재산은 어마어마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 부자가 솔선해서 사회의 개선을 위한 부자 증세를 부르짖고 나선 모습이 신선하지 않습니까? 여러분이 잘 아시듯, 그보다 훨씬 더 부유한 빌 게이츠(Bill Gates)나 워렌 버핏(Warren Buffet)도 부자 증세를 지지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구요.

미국의 부자들 중에는 지난 번 소개한 Jane Mayer의 Dark Money라는 책에 등장하는 Koch 형제처럼 오직 자신의 배만 불리려는 욕심으로 가득 찬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평등한 사회의 건설을 위한 부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주장하는 부자의 숫자도 많기 때문에 미국 사회는 최소한의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겁니다. 우리 사회의 부자들 중에도 다이먼이나 게이츠, 버핏 같은 대담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오죽이나 좋겠습니까. [= 이준구 /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이준구 /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onlinenews@nate.com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준구 /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

해당 언어로 번역 중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