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단체 대화촉구 회견 직후… 북한 “남북 협의 준비돼 있다”

▲ 美인권단체도 ‘전단’ 동참 미국 인권단체인 인권재단의 토르 할보르센(가운데)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전쟁기념관 앞에서 박상학(왼쪽)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와 함께 남북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두 단체는 19일 밤 비공개로 대북전단 10만 장을 북한으로 날렸다고 밝혔다. 뉴시스

남북관계 개선 여부를 놓고 정부와 탈북자단체, 북한 간에 ‘핑퐁게임’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례적으로 탈북자 단체가 남북대화가 이뤄질 경우 대북전단 살포를 자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뒤 북한이 마치 호응이라도 하듯 고위급 접촉 수용 의사를 시사하는가 싶더니 여전히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핑계로 위협하면서 신경전을 펴고 있다. 정부는 21일에도 까다로운 조건을 달지 말고 남북대화 제의에 응할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북한이 “남북협의가 준비됐다”고 밝힌 시점은 공교롭게도 탈북자단체가 20일 오후 대북전단 살포 중단의 전제조건으로 “남북대화를 재개하라”고 촉구한 직후다. 양측의 입장 모두 분위기상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돼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일지도 모른다는 관측을 낳았으나 불과 반나절 이상을 지속하지 못했다. 노동신문은 21일 ‘심사가 바르지 않은 자들의 고약한 행위’라는 글에서 “만약 한·미가 합동군사연습을 다시 강행한다면 우리 군대와 인민은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존엄을 수호하기 위해 자위적인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앞서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켰던 대북전단 살포를 주도해온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대북전단 발송을 북한의 대화 의지와 연계해 펼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박 대표는 “남북대화 재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희화화한 영화 ‘인터뷰’ DVD도 대량 살포할 것”이라며 “정부의 자제 요청을 받아들여 일단 설 명절 전까지는 대북전단을 살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통일부 당국자들이 박 대표를 만나 정부의 자제 입장을 전달한 게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고위급 접촉 재개 언급은 공식 답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 주재 30대 북한 외교관 1명이 한국이나 제3국 망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고위급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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