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정은미 기자] 일본 정부의 한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주요 소재들에 대해 신고 절차를 강화하는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경쟁사들이 우리 기업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넘보고 있다.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삼성전자(47,150 -0.11%)·SK하이닉스(79,800 +0.76%) 등 일본산 소재를 공급받는 기업들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는 한국 기업들에 소재를 수출하는 일본 기업들이 역(逆)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올 1분기 매출 기준으로 인텔과 삼성전자에 이은 글로벌 3위 반도체 기업인 대만 TSMC는 최근 첨단 극자외선 공정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또한, 이런 투자 계획은 일본의 수출 규제 직후 잇따라 공개되면서 2위인 삼성전자의 추격 의지를 꺾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 운용정책을 수정해 TV와 스마트폰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에 부품으로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리지스트와 에칭가스(고순도불화수소)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15일전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와관련, 지난해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에 인수된 도시바메모리는 도쿄증시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그리고 2017년과 지난해 잇따라 삼성전자에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내줬던 미국 인텔은 사물인터넷과 모바일 프로세서 분야에서 꾸준히 투자를 확대하며 올 상반기 삼성 반도체 사업 매출을 크게 앞질렀다.

한편, 이밖에 미국 마이크론과 브로드컴, 퀄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도 5G와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에 대비해 첨단 공정 도입을 서두르는 분위기이다. 또 다른 반도체 업체 관계자도 "일본이 고품질 소재를 생산하는 건 사실이지만 중국, 대만 등에서도 조달 가능한 재료"라며 "국내 밴더(협렵업체)들과도 공동개발하면서 거래선을 다변화하는 노력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역으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 1위인 한국 기업에 이들 재료를 수출하지 않을 경우 일본 소재 기업도 크게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거론됐다. 일본 정부가 이번 규제를 장기화하긴 어렵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 정치적 목적에 의해 통상 규정을 자의적으로 운영한다고 받아들여질 우려가 있다"면서 "이번 조치는 장기적으로 부작용이 크고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대체 국가를 확보하려는 등 '탈(脫) 일본' 움직임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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