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 발언하는 박주민 최고위원

[고승은 기자]= “김성태 의원의 딸이 입사원서 접수 마감 한 달 뒤에 이메일로 지원서를 접수했고, 그 지원서마저 곳곳이 빈칸이어서 보완요청을 해 다시 받았다고 실무자가 증언을 했다. 더 나아가 한 달 뒤 뒤늦게 치른 인적성 검사마저도 탈락등급인데 최종 합격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김성태 의원이 아니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황당한 일이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9일 딸의 KT 부정채용 논란으로 기소된 김성태 전 자한당 원내대표를 향해 검찰 앞에서 1인 시위를 하지 말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할 것을 촉구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억울하다며 저를 고소까지 했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 KT 부정채용 의혹과 관련해 지난주에 참으로 기가 막힌 기사들이 계속 보도됐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6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증인으로 나선 KT 인재경영실 직원 A씨는 김성태 의원의 딸이 2012년 9월 1∼17일 진행된 공채 기간에 지원서를 제출하지 않고, 한 달 후인 10월 18일에 이메일로 지원서를 냈다고 증언했다.

A 씨는 "KT에 지원하려면 서류에 신경 쓸 법한데, 김씨의 지원서에는 작성해야 하는 항목이 공란이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김 의원의 딸이 지원서를 냈을 당시에는 이미 서류전형과 인적성 검사가 끝난 후였다고 한다. 또한 김 의원의 딸이 제출한 지원서에는 채용 부문·모집 부문, 외국어점수, 자격증, 수상 경력 등이 공란으로 돼 있었으며, 이같은 부실 지원서로 면접 전형까지 올라오게 되면 오해를 살 수 있어 김 의원 딸에게 서류 보완 요청까지 했다고 증언했다.

김 의원 딸에게 특혜를 준 이유에 대해 A씨는 “이 지원자를 채용 프로세스에 태우라는 상부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의 딸의 온라인 인성검사 결과도 불합격(D등급)에 해당됐다는 게 A씨 증언이다.

박 최고위원은 이를 언급하며 “아버지가 김성태 의원이 아니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황당한 일”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면 김성태 의원은 검찰청 앞에서 1인시위를 할 게 아니라 우선 당시 81대1의 높은 경쟁률 속해서 공채시험을 준비하고 시험을 봐야만 했던 입사지원자들과 실망했을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은 이번 KT 채용특혜 사건에서 권력자라고 봐주는 수사를 해선 안 된다. 모든 국민이 지켜본다는 마음으로 적극수사와 공소유지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지난 22일 서울남부지검은 KT가 김성태 자한당 의원 딸을 국회의원 직무와 관련해 부정채용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김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김성태 의원은 다음날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항의성 1인시위를 했다.

지난 22일 서울남부지검은 KT가 김성태 의원 딸을 국회의원 직무와 관련해 부정채용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김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이석채 전 KT 회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각각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앞서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검찰은 김 의원이 뇌물을 수수한 대가로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에서 KT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봤다. 당시 환노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간사를 맡고 있던 김 의원이 이 전 회장 증인채택을 무산시키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이에 김 의원은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정치보복’을 강변하며 1인시위를 한 바 있다.

한편, 김성태 의원은 지난 5월 박주민 의원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여론의 빈축을 산 바 있다. 박주민 의원이 KT채용비리 관련 수사 확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여, 검찰권 남용을 압박했다는 것이 황당한 고발의 이유다.

이에 박 의원은 "우선 제가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을 해줘서 매우 영광(???)스럽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기자회견이 직권남용이 될 수 있다는 어마어마한 상상력으로 큰 웃음을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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