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병마와 싸워 이겨내며 은퇴 37년 만에 ‘광주 세계마스터즈 수영선수권 대회’ 출전

원조 수영스타 최연숙 선수는 은퇴 후 37년 만에  ‘제18회 2019 FINA 광주 세계마스터즈 수영선수권 대회’에 출전한다.

[뉴스프리존=김현무 기자] 한국 수영의 기록경신이라는 신기원을 이룩했던 원로 수영인 최연숙 선수(60·여)가 10여 년의 화려한 선수생활에서 은퇴한지 37년 만에 다시금 은빛 물살을 가르기 위해 돌아왔다.

동 시대 조오련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 수영의 역사를 만들어 갔던 그녀의 최근 삶을 들어봤다.

“다소 늦은 중학교 1학년 때 수영을 시작했지만 한국 여자수영 기록을 경신하는 제조기가 돼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어요. 스포츠 계에서 실력있는 존재였기에 한국체육대학교로 스카웃 되기도 했었죠. 그리고 22살의 나이에 은퇴 했어요”

최 선수는 은퇴 후 결혼과 출산 육아에만 전념하다 한동안 스포츠쎈터 근무와 유아스포츠단 단장으로서 직접경영자의 길도 걷고, 사회활동(아름다운가게 상록수점장)도 활발히 해 가고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평탄하기만 하던 삶과 건강은 누구보다 자신 있었던 그녀에게 2년 前 청천벽력같은 일이 발생한다. 지주막하출혈이라는 일명 뇌출혈이 발생해 자칫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이 될 수 있어 그동안 깊게 생각하지 못했던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었다는 그녀.

“죽고 사는 것은 하늘의 뜻이며 ‘나는 어떤 존재인가?’를 깊이 생각하며 지나온 삶 자체를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절체절명의 시간 속에서 그녀는 선수시절에 세계대회에 나가보지 못했고 미국으로 수영유학의 길이 좌절 되어 늘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던 차에 운명처럼 ‘제18회 광주FINA 세계마스터즈 수영선수권 대회’를 접하게 되고 희망찬 도전을 결심한다.

사실 그녀는 뇌출혈 수술 후 체력은 바닥이고 시력과 난청 등 몸 뒤쪽 전체에 화끈거림 등 급격한 신체 변화로 1년간은 적응하는데 힘들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누구보다도 정신력과 승부욕이 강한 최 선수는 주치선생님께 올 3월말에 3일간 입원하며 받아야 할 검사를 미루고 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간곡히 요청해 대회 출전의 허락을 받게 된다.

이에 최 선수는 5개의 자유형전종목에 도전장을 던졌다. 체력상태나 허리가 취약하다 보니 발차기도 완전하지 못한 상태지만 진정 자신의 나약함을 이기기 위해 수영에서 마라톤과 비교되는 자유형 800M까지 도전한다.

최 선수는 다음 달이면 수술한지 2년이 되며 아직도 매일 약을 먹고 정기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지만 매일 기적같은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예전에는 1등을 목표로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욕심을 갖고 뛰었다면, 지금은 오히려 숨이 차고 힘들어도 수영이 재미있고, 물 속에만 있어도 감사하며,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내 자존감을 상승시켜 주니 정말 큰 행복이라고 말한다.
  
다시 수영을 시작하면서 체력도 나아져가고 건강해지고 있는 그녀는 누구의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 다 각각의 존재를 세워주셨기에 ‘나는 나다워야 한다는 거야’라는 자신의 존재감을 깨달았다며 삶이 요즘처럼 기뻤던 적이 없다고 한다.

“인어가 지난 37년 동안 물 밖에 나가서 살았는데 이제야 다시 돌아오네요. 하나님이 왜  수영을 시키셨는지 점점 더 확실해져요. ‘바로 이런 순간을 예비하셨구나’ 라는 생각에 오는 12일 800m 첫 경기가 벌써부터 기다려 지고, 금메달을 향해 질주하던 시절의 수영과는 차원이 다른 나다운 행복한 수영으로 완주하면 가장 멋진 승리가 아닐까 생각해요”

그러면서 시합에 나간다니 선수시절 5관왕을 많이 해서 다들 5관왕 또 하느냐고 물어 본다는 말에 “제가 세웠던 기록이 나오면 5관왕 가능하지만 세계대회라 동시대에 막강한 실력자들이 나오는 수준 높은 대회라 메달을 향해서 가려면 준비를 좀 더해서 2년 뒤를 바라봐야 겠지요”라고 말해 2년 후 승부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수영을 다시 시작하면서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생전처음 눈에 핏줄이 터지고, 입술이 부르트고, 입안이 헐고, 다리에 쥐가 나고 허리통증으로 일주일간 소염제와 진통제를 복용하는 등 호흡곤란 또한 몇 번이나 겪었으나 이 또한 이기리라는 각오로 연습에 몰두 하는 과정에서 허리통증은 깨끗이 없어져서 수영이 재활에 좋다는 것도 체험하게 되었다고 한다.

“통증은 없어졌으나 허리가 약하다보니 여전히 발차기는 완전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현재는 팔동작 위주로 수영을 하고 있습니다. (팔90%, 다리는10%)”

과거에 최고의 선수였다고 해도 지금은 병력을 가지고 있는 그녀지만 “인생은 60부터라고도 하는 말이 있고 100세 시대라고도 하니 우리 모두 희망을 가져요” 라는 말로 모든 여건과 환경을 뛰어넘고자 용기 내어 도전하는 행보에 이웃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끝으로 그녀는 도전 할 수 있게 도와 준 평촌한림대 장인복 교수. 쿠우쿠우 김영기 회장, (주)더함빌리지파크 유오준 대표, 신대철 대림대학교 교수, 육현철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서울시 수영연맹 이문용(랠리스포츠) 회장, 방상식 서울스포츠과학센터 센터장, 이화선 장애인 수영 국가대표 감독, 이영경 쿠우쿠우내팀코치, 좌절하지 않게 늘 응원해주는 동창생들, 기도해 주는 친구들과 가족들의 응원에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한편, 최연숙 선수는 여자 개인종목 12개 중 8개의 한국신기록을 보유했었다.
△접영 100m 1분10초13 (75년), 200m 2분33초63(75년)
△자유형100m 1분05초80 (77년), 200m 2분20초82(77년), 400m 4분52초76 (77년)  800m10분05초76 (77년)
△개인혼영200m  2분39초68(77년) 400m 5분37초35 (7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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